박종철 열사와 더불어 6월항쟁을 상징하는 인물인 이한열 열사의 유품 중 하나인 운동화가 복원된다.
이한열기념관에는 1987년 6월 9일 직격 최루탄 피격 당시 이한열 열사가 신고 있던 '타이거' 운동화 중 오른쪽 한 짝이 보관돼 있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밑창의 상당 부분이 바스러지고 뒤축 부분 등도 심하게 손상된 상태다. 그동안 이한열 열사의 옷가지 등 여러 유품을 보존 처리했지만, 운동화의 경우 마땅한 전문가를 찾지 못해 복원 작업이 이뤄지지 못했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 복원 작업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작업을 맡은 사람은 근현대 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김겸 박사다. 5월 말까지 복원 작업을 마무리하고 6월 9일 다시 전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이한열기념사업회 홈페이지에는 이 운동화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글이 올라와 있다.
한정판 신발을 구입하기 위해, 가게의 문을 열기 전까지 밤을 새워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봅니다. 그렇게 구입한 신발은 더욱 소중하겠지요? 그리고, 모두 아끼는 운동화 한두 켤레 정도 가지고 계시지요? 이한열기념관에도 한정이어서 매우 소중한 운동화가 있어요. 켤레가 아니어서 아쉬운 운동화 하나. 피격 당시 열사가 신고 있던 신발, 그 오른쪽 하나가 홀로 남아 전시되고 있어요. 전체 길이가 280mm니까, 열사의 발 크기는 그에 약간 미치지 못 했겠지요. 나름 넓은 나이테를 가진 분들은 기억해낼, 'TIGER'사에서 만든 제품이에요. 역설적으로, 이 신발 덕분에 유물들의 위태로운 건강이 세상에 알려져 좋은 보존 환경을 이제 완성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정작 신발의 건강은 나쁜 상태예요. 특수한 성질과 역사의 성격 때문에 보존 처리가 쉽지 않아요. 그래도 기념관 사람들은 새로운 방법을 찾아 쫓고 있습니다. 조금 기다려주시면, 안녕한 모습을 다시 보실 거예요. 문득 궁금하네요. 그때 곁에 서 있던 왼쪽은 어디로 갔을까요? 왼쪽과 오른쪽은 다시 만날 수 없겠지요? 신발 한 켤레 사이에 서린 운명적인 생멸입니다. 2014. 6. 28.
복원 작업이 무사히 마무리돼 "안녕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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