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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의 사모펀드 편애에 허리 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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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근혜'의 사모펀드 편애에 허리 휘는 사람들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자본주의 주식회사의 무책임한 민낯과 씨앤앰 사태

영어를 처음 배우던 중고교 시절, 공책이나 볼펜에 깨알같이 영문으로 적어놓은 제조사 이름에 가끔 눈이 가곤 했다. 그때마다 왜 회사의 영문 이름 뒤에는 꼭 'company limited' 또는 'limited corporation'이란 단어가 쓰여 있는지 궁금했었다.

도대체 뭐가 제한된다(limited)는 거야?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저게 '주식회사'의 진짜 뜻임을 절절하게 깨닫는다. 간단한 포털 검색만 해봐도 '주식회사'에 대한 사전적 개념에 'limited'가 등장하는데, 그게 "책임이 제한된다"는 유한책임 개념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대주주인 자본가는 회사 채무자에 대해서는 무책임(!), 회사 전반에 대해서는 '제한된(limited)' 책임만 지는 게 바로 '주식회사'라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 근간을 이루는 주식회사는, 이처럼 자본가의 책임을 제한 또는 면제, 경감해주는 것을 핵심 원리로 삼고 있다.

그들이 책임을 지는 유일한 분야는 주식 가격이다. 즉, 회사 경영에 문제가 생겨 주가가 떨어지면 보유한 주식 자산의 가치도 낮아진다. 형식적으로 보자면 대주주인 자본가는 주가 하나만 빼면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게 주식회사의 사전적 개념이다.

노동자에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주주와 주식회사

"회사 채무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늘날 주식회사가 채무자 입장이 되는 '회사 채무자'란 누구일까. 우선 은행이나 회사채 보유자들이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IMF 위기 이후 재벌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엄청난 이윤을 사내 유보금 형태로 축적한 반면, 부채는 상당히 줄어들어 자본금 대비 부채비율이 대부분 100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오히려 오늘날 주식회사가 가장 많은 채무를 지고 있는 것은, 회사에 퇴직금을 비롯한 임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회사는 은행 등에도 채무를 지고 있지만,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들에게도 엄청난 채무를 지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주식회사는 자기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회사라고 말할 수 있다.

"에이, 설마~! 회사가 노동자에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니 그게 말이 돼?" 믿기 어려운 얘기지만 이게 바로 주식회사의 진짜 뜻이다. 자본주의가 태어날 때부터 자본가들은 자기가 오직 권리만 가질 뿐 아무런 책임도, 의무도 지지 않도록 자본주의 사회를 설계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무책임'이 문제되지 않았을까? 사실은 문제가 되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그래서 자본주의가 탄생한 이래로 노동자들은 쉼 없이 싸워왔다. 그 결과로 얻어낸 권리가 노동조합으로 단결할 권리, 파업 등 실력 행사에 나설 권리를 쟁취해온 것이다.

개념상으로는 '무책임'이지만 노동자들이 지난 수백 년 동안 헌신적으로 싸워왔기 때문에 그나마 '제한된(limited)' 책임이나마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무책임'으로 돌아선다. 지금 씨앤앰(C&M)에서 벌어지는 일이 똑똑히 보여준다.

대주주 'MBK 파트너스' - 기업 사고파는 투기 자본

2007년 8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국민유선방송투자(KCI)'라는 회사를 만들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을 사들였다. 인수 대금은 2조1200억 원이었는데, 이 중에서 1조5660억 원은 빚이었다. 이 정도 빚을 내려면 담보가 있어야 할 텐데? 어이없게도 인수할 회사인 씨앤앰을 담보로 은행들은 저런 엄청난 대출을 승인해준다.

여기서 질문 하나, 사모펀드란 도대체 뭘까? 간단히 말해 기업을 사고팔아 이윤을 챙기는 투기 자본을 일컫는 개념이다. 엥? 그런 게 합법적이야? 어찌되었건 투기 자본이란 말 뒤에 '자본'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는가. 기업까지 사고파는 상품으로 만들어버린 가공할 자본가들,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모펀드를 합법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하~! 그렇다면 MBK파트너스와 맥쿼리는 처음부터 씨앤앰을 잘 경영해 이윤을 창출할 목적이 아니라, 다른 곳에 비싼 값에 팔아먹을 목적으로 인수했다는 거구나! 그렇다. 두 개의 사모펀드 모두 케이블방송은 물론이고 방송 사업 전반에 대해 전문 사업자가 아니다. 그들의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면 온통 어떤 회사를 얼마에 사들였고 얼마에 팔았다는 정보만 나올 뿐이다. 'MBK파트너스'라는 회사를 검색해보면 포털에서 쉽게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MBK 1호 펀드로 대한민국의 한미캐피탈, HK저축은행, C&M, 중국의 베이징보웨이공항지원, 루예제약, 일본의 야요이, 타사키, 대만의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 갈라TV를 인수했으며, 이 중에 한미캐피탈(현재 우리캐피탈),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 갈라TV, 루예제약은 투자를 회수했다. 2호 펀드로는 대한민국의 두산테크팩, 영화엔지니어링, 금호렌터카, 중국의 GSEI, 뉴차이나생명, 일본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인보이스를 사들였다. 금호렌터카는 KT렌탈로 합병되었으며, 이후 MBK는 갖고 있던 KT렌탈 지분을 매각해서 자금을 회수했다. (출처 : 위키백과)

MBK파트너스는 물론이고 맥쿼리 역시 케이블방송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투기 자본일 뿐이다. 그렇다면 씨앤앰 인수 뒤의 일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 않은가? 씨앤앰에서 나오는 수익은 대주주에 대한 배당으로 다 빠져나갔다. 대주주들은 오로지 씨앤앰을 되팔 때 비싼 값을 받아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니 말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씨앤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씨앤앰은 총 164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 이 중 82퍼센트에 달하는 1345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출했다. 그럼 이 배당금은 어디로 갔을까? 당연히 씨앤앰 주식 지분의 93.81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의 수중에 들어간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 당기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향후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투자 비용으로 사용하지만, 씨앤앰의 경우에는 그럴 여력조차 없이 배당금으로 대부분이 빠져나간다. 대주주들은 씨앤앰에서 수익을 더 얻고 매각 단가를 높이기 위해 도급과 하청을 늘리고 그로부터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게 된다. 두 사모펀드가 씨앤앰을 인수한 직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A/S 업무를 단계적으로 외주화해, 정규직으로 일하던 인력 상당수가 하청/도급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명박·박근혜의 사모펀드 사모곡 : 의료 민영화에도 사모펀드가!

기업을 사고파는 '사모펀드'가 어떻게 정부 인허가를 필요로 하는 방송통신산업에 진출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미래부와 방송통신위 허가 등 장벽이 많은 투기 자본에게 은행들은 무슨 근거로 1조5660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대출해 줬을까? 사실 씨앤앰 스토리를 들여다보면 '파도미(파도 파도 미스터리)'란 말을 연신 외치게 만든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말기부터 한국 자본주의가 '사모펀드'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보여줬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2007년 대선 최대의 쟁점이었던 이른바 'BBK 사건'에서도 투자 자문 회사인 BBK가 역외 사모펀드인 MAF를 활용해 주가 조작에 나선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단순히 주식을 사 모은다고 씨앤앰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가 한창 돌아가던 2008년 2월에, 방송위원회는 사모펀드가 들어온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를 승인하게 된다.

사모펀드 맥쿼리가 이명박 정부의 각종 민자 유치 사업에 참여해 엄청난 이윤을 벌어들여 특혜 논란을 일으켜 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인사이드 경제'가 보기엔 이명박 정권이 맥쿼리만 편애했다기보다 '사모펀드'들에게 엄청나게 관대한 혜택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 역시 이명박 정권 하에서 승승장구하지 않았던가.



사모펀드에 대한 사모곡은 정권을 이어 박근혜 정부로까지 이어진다. 위 그림은 2013년 12월에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제4차 투자 활성화 대책'에서 제시된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 방안 예시이다. 그렇다. 이게 바로 의료법인에게 자회사를 설립해 영리행위를 허용하는 '의료 민영화' 정책이다.

박근혜 정부는 위에서 4가지 사례를 들고 있는데, 4가지 모두 '재무적 투자자'라는 항목이 등장한다. 그림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하지만 이 재무적 투자자 항목에는 당연히 '사모펀드'도 포함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MBK파트너스의 투자 항목 중 중국의 '루예제약'이 들어 있지 않던가. 그들은 이 회사를 되팔아 투자금의 183퍼센트를 회수했다. '재무적 투자자'라는 단어로 포털 검색을 해보면 어렵지 않게 다수의 사모펀드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사모펀드가 의료 산업에 진출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들이 목적하는 바는 '편리하고 안전한 의료 서비스 제공'이 아니다. 이들은 오로지 기업 가치를 부풀려 되파는 데에만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당연히 병원을 제외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 산업을 사고파는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세상에나 박근혜 정부가 예시한 4가지 그림 중 2∼4번까지를 보면 의료법인은 10∼30퍼센트의 지분을 갖는 반면, 재무적 투자자는 30∼50퍼센트의 지분을 갖는다.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식도, 이해관계도 없는 재무적 투자자들, 사모펀드가 저 지분을 갖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이미 씨앤앰에서 그 일을 목격하고 있다.

정규직에게도, 비정규직에게도 '우리는 책임 없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와 맥쿼리는 예상치 못한 강적을 상대해야 했다. 인수 후 2010년까지 미친 듯이 외주화를 진행하고 현금 배당을 빨아먹던 그들 앞에, 2010년 초에 씨앤앰 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 노조를 결성한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그들은 2012년부터 조용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났고, 작년 1월에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들 압도적 다수도 노조 결성에 성공하게 된다.

바로 이들 비정규직의 상당수가 과거에는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이었다. 그러나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들어서며 외주화를 단행, 이들 동료들은 눈물을 머금고 '협력업체'라는 이름의 비정규직 삶을 강요받게 되었다. 그런데 정규직 노동자들이 옛 동료들에게 손을 내어뻗어 '민주 노조'라는 이름으로 한마음 한뜻의 동지가 된 것이다.

여기에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는 자칫하면 투자비조차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 케이블방송 업계에서 씨앤앰이 사실상 수도권을 독점하고 있어서, 디지털 전환율만 높이면 기업 가치를 무난히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인터넷 TV를 결합시킨 IPTV가 등장하더니 SK·LG·KT 등 통신 대기업들이 이 시장을 잠식해 들어온 것이다.

게다가 인수할 때 거액의 대출을 받았기에 이자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국민유선방송투자'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에 이자 비용으로만 무려 1546억4041만 원을 부담했다. 점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기 시작한 것. 그래서 이들이 선택한 것이 무엇일까? 그렇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민주 노조를 파괴함으로써 매각 가격을 높이는 방법이다.

민주 노조 파괴를 위한 기본적인 수단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 치는 것이었다. 정규직에게는 3퍼센트의 임금 인상을, 반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20퍼센트의 임금 삭감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협력업체에 단가 후려치기를 실시하고 이를 맞추지 못하는 업체들을 갈아치우는 과정에, 비정규직 조합원 109명에 대한 해고를 단행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투쟁에 돌입했다. 109명의 해고자들은 MBK파트너스가 입주해 있는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200일 가까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요구할 때마다 씨앤앰 또는 MBK파트너스는 묵묵부답이었고, 그나마 들을 수 있는 말은 "당신들은 협력업체 소속이므로 우리 책임이 없다"는 얘기였다. 용역, 도급, 사내 하청, 파견 등 간접 고용 비정규직이 노조를 결성하면 원청에게 항상 들어온 무책임한 그 말들….

그러나 자본가들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씨앤앰 정규직 노동자들은 이간질에 넘어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생계비를 모으기 위해 1인당 20~100만 원의 노조 채권을 매달 구입해 주었다. 오히려 "비정규직에게 벌어진 일은 곧이어 씨앤앰 매각 과정에서 정규직에게 돌아올 구조조정 칼날의 서막"이라며 자신의 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씨앤앰 원청과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끝까지 무응답과 탄압으로 일관했다. 급기야 2명의 노동자가 지난 11월 12일 파이낸스빌딩 앞 광고탑 고공농성에 돌입하기에 이르렀다. 곧 영하를 넘나드는 추위가 다가올 텐데, 벌써 20일째 자신의 온몸을 던지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11월 18일, 씨앤앰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문제는 바로 우리의 문제"라며 무기한 전면 파업이라는 아름다운 투쟁에 돌입했다. 지난 2007년 이랜드그룹의 홈에버·뉴코아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집단 해고에 맞서 홈에버 월드컵몰점과 킴스클럽 강남점을 점거하며 무기한 전면 파업을 선언한 지 꼭 7년 만에,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두 하나로 단결하는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노동자들은 수소문 끝에 MBK파트너스의 대표인 '마이클 병주 김'의 자택 주소를 알아냈다. 집을 찾아가 대주주에게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지만, 이번엔 정규직 노동자들도 문전박대를 당해야 했다. 서두에 얘기한 것처럼 대주주는 회사 채무자에게 '무책임'해도 된다는 거다.

▲ 씨앤앰의 비정규직 대량 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노동자 2명이 11월 12일 파이낸스빌딩(서울 중구) 앞 20미터 높이의 광고판에 올라 고공 시위를 벌이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씨앤앰 노동자들의 문제는 모든 이의 문제

지금까지 '인사이드 경제'는 씨앤앰에서 벌어진 일들을 종합해 보았다. 씨앤앰 내부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이거 정말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옆에서 전봇대를 타고 케이블TV를 설치, 수리하는 노동자들에게 벌어진 문제이다. '인사이드 경제'는 마지막으로 왜 씨앤앰의 문제가 모든 이의 문제인지 몇 가지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첫째,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는 요구는 비단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철도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결정하는 주체가 철도공사 최연혜 사장인가? 철도 노동자들 모두 잘 알고 있다. 자기들의 '진짜 사장'은 최연혜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임을! 공공 부문 노동자들 역시 자기 사장은 '낙하산'일 뿐만 아니라 '바지사장'이며, 진짜 사장은 박근혜임을 잘 알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 역시 울산공장장이 아니라 정몽구 회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만, 비정규직은 물론이고 정규직 노조 역시 단 한 번도 정몽구 회장과 직접 교섭을 해본 적이 없다.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라는 요구는 재벌 그룹 회장과 대한민국 정부의 수반에게 직접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사실상 한국 노동자 전체의 요구라 할 수 있다. 어느 한 부문의 노동자가 이 요구를 관철한다면, 전체 노동자의 권리로 상승될 수 있다. 우리 모두 씨앤앰을 응원해야 할 첫 번째 이유이다.

둘째,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나서는 사례를 더욱 늘려가기 위해 씨앤앰 사례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응원해야 한다. 이랜드그룹 정규직·비정규직의 공동 파업이 있은 지 7년 만에 제작된 영화 <카트> - 하지만 이건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랜드그룹 노동자들은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강한 인상과 영감을 불어넣었고, 이제 7년 만에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 씨앤앰 노동자들이 그 전통을 계승한 것이다.

셋째, 주식회사의 무책임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모펀드(투기 자본)를 노동자 전체의 힘으로 규제하고 책임을 묻는 선례를 남겨야 한다. 이를 해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끔찍해질 것이다. 철도 산업, 의료 산업 등에서 '자회사 설립'이라는 형식으로 몰아치는 민영화 바람 위에 사모펀드가 무임승차하게 될 것이다. 사모펀드까지 승차한 민영화 열차는 최소한의 공익·공공성을 파괴해, 오직 돈과 이윤만이 지배하는 사회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우리 모두 씨앤앰 노동자들의 저항을 응원해야 할 이유는 정말 차고 넘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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