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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깊어지는 '대북정책 U턴'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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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깊어지는 '대북정책 U턴' 내홍

'언론보도' 이유로 정조위원장 사의…정체성 논란도 심화

한나라당이 대북정책 기조의 수정을 위해 정형근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 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내부 논란이 진화되지 않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강경 일변도로 흘러 온 당의 대북정책 기조를 어느 정도 수위에서 수정할 것이냐의 문제.
  
  대폭 선회하자니 강경보수 성향의 의원들과 전통적 지지층의 반발이 불가피하고,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자니 북미관계 정상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국제적 미아'로 고립될 수도 있다는 다른 편의 비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충분한 합의과정을 거치지 않은 초안이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로 제2정조위원장이자 TF 멤버였던 송영선 의원이 정조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영선, 제2정조위원장 사의
  
  황진하 의원은 28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송영선 의원이 제2정조위원장 직의 사의를 표해 27일 수리됐고 TF팀에서도 빠졌다. 현재 정문헌 의원에게 신임 정조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제2정조위원장은 국방, 통일외교 안보 분야를 총괄하는 자리. 올해 1월까지 2정조위원장을 지냈던 정문헌 의원은 손학규 전 경기도시자의 대리인 자격으로 경선준비위에 참여하면서 사임했다가 원대복귀하게 된 셈이다. 정 의원도 당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이 사의를 표한 이유는 지난 23일 한 언론보도 때문. <문화일보>는 당시 송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한나라당이 북한을 국가적 실체로 인정하고 이에 따른 준외교급 기관인 남북간 상호 대표부를 적극 설치하기로 하는 등 대북정책 기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황진하 의원은 "그 보도는 송 의원이 제2정조위원장으로서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운영하던 팀 내 일각에서 나온 의견일 뿐 당론으로 확정된 것은 전혀 아니었다"면서 "송 의원은 부적절한 내용이 보도된 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재섭 대표는 이 보도가 나간 뒤 "당론 결정 이전에 개인적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입 조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용갑-권영세 설전…정체성 논란도 가열
  
  대북정책 기조 수정과 관련해 당의 정체성 논란도 점입가경이다.
  
  권영세 최고위원은 28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용갑 의원은 평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인데 어제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선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걸핏하면 친북좌파 정책이라고 딱지를 붙이는 것은 명백한 구태이고 청산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김용갑 의원이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에게 급격한 친북좌파 정책은 어울리지도 않고 김정일의 비웃음을 살 뿐 아니라 북한의 환영도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 시도를 강한 어조로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은 "안보-보수세력은 한나라당의 어느 대선 예비 후보와 진영이 당의 대북정책을 친북좌파 정책으로 변질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지 실체를 밝히고, 이런 후보를 저지하기 위해 뭉쳐 싸워야 한다"고 말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모든 사안을 대선후보들과 연결시켜 상대후보를 공격하려는 태도, 특히 색깔론으로 공격하려는 태도 역시 한나라당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구태 중의 구태"라고 맹비난했다.
  
  정치인 방북도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기조 수정'을 무색케 하는 대변인실의 공식 논평도 혼란의 한 징표로 지목됐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달 중순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핵 불능화까지 가는 데 1년 정도 걸리는데 그렇다고 1년 후에나 정상회담을 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동안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두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
  
  그러나 유기준 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이해찬 전 총리가 조만간 2차 방북을 한다는데 남북 정상회담 준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의 정상회담은 북한에 끌려가는 회담이 될 뿐이다. 정략적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한다"고 다시금 비판했다.
  
  홍준표, 이병석, 이주영 의원 등 당 소속 의원들이 이미 다음 달 방북을 예정하고 있음에도 유 대변인은 구(舊)여권 의원들의 방북에 대해 "우리당 의원들의 '방북러시'를 보면 1849년 미국의 '골드러시'를 보는 것 같다. 북한에 무슨 금이라도 있느냐"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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