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문 농장에 젊은 필리핀 남자 2명과 역시 젊은 필리핀 여성이 1명 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래 6 문항 중에서 정답을 고르시오.
1. (영국인처럼) 점잔을 빼느라 아무 일도 안 한다
2. (프랑스인처럼) 기분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연애한다,
3. (독일인처럼) 정확히 계산하여 12시간씩 연애한다.
4. (이태리인처럼) 결투한다.
5. (일본인처럼) 본국에서 훈령이 오기를 기다린다.
6. (한국인처럼) 고스톱을 친다.
정답 : 4번
필리핀 남자 톰(가명)과 제리(가명)는 둘 다 그녀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녀는 톰만 좋아한다. 제리는 화가 나서 톰에게 시비를 걸었고 둘은 결투를 벌였다. 둘 다 피범벅이 될 정도로 다쳤다.
사장님은 톰에게 "나가!"라고 소리쳤다. 톰에게 더 화가 났기 때문이다.
그럼 왜 톰에게 더 화가 났을까?
이유는 세 가지다.
1. 톰은 목자(눈매)가 불량하며 고분고분하지 않다.
2. 톰은 불성실하다. 파이프가 터져 물이 샐 때도 모른척한 적이 있다.
3. 톰은 필리핀에 아내가 있는 유부남인데도 지금 농장에 있는 처녀를 찝적거렸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사장님은 톰에게 더 화가 났던 것이다.
톰은 한 성깔 하기에 "나가!"라는 소리를 듣고 실제로 나와버렸다. 며칠 동안 톰이 돌아오지 않자 사장님은 이탈 신고를 해버렸다. 톰은 불법체류자가 되었지만 배짱도 좋게 8일이 지난 뒤에야 우리 센터를 찾아왔다.
너무나 늦게 찾아와서 별 방법이 없었다. 그가 합법체류자로 회복되는 유일한 길은 사장님이 이탈신고를 철회하고 그를 다시 받아주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톰은 자기가 전혀 잘못한 점이 없는 것처럼 앙앙불락이었다. 잔뜩 불은 얼굴로
"다른 데 가면 안되요?"
하며 인상을 쓰고 있었으니까.
어쨌든 그를 불쌍히 여긴 R실장이 사장님에게 30분이 넘게 사정했다. 사장님은 처음엔 완강했지만 결국 마음을 풀었다.
"그래요. 보내세요."
R실장은 톰에게 빈손으로 가지 말고 박카스를 사가지고 가서 사장님께 빌라고 말했다.
다음날 나는 농장에 전화를 걸어 톰이 잘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사장님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톰요? 안 왔는데요."
"예?"
"안 왔어요. 근데 기막힌 일이 또 있어요. 여기 있는 여자애가 싸인만 해주면 따라 나가겠다고 법석이라니까요. 그놈이 그렇게 좋은가?"
나는 허허 웃고 말았다.
삼각관계가 모든 것을 말아먹었다.
합법체류 자격도, 직장도, 가정도, 우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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