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국정원 여직원 인권 유린 수사하라"

국정원 직원 '선거개입 의혹' 물타기

새누리당이 국가정보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본격적으로 '물타기'에 나섰다. 선거개입 의혹보단 민주당에서 국정원 직원에게 가한 인권유린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검찰 수사를 촉구한 것. (관련기사 바로가기 ☞ : "경찰 상부,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 은폐,축소 지시","국정원 직원 '가련한 여성'이라 감쌌던 박근혜, 이제는?")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24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은 (국정원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해 악선전하려는 그런 식의 시도는 더는 보여주지 않아야 한다"며 "전날에도 민주당에서 (국정원 사건을) 정치사건화하려고 하는 그런 시도를 보여 상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대체휴일제 법안 등을 심의해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국가정보원 직원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놓고 여야가 맞서면서 파행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금 그 문제는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수사가 끝난 뒤, 분명히 국정조사를 하기로 지난번 여야 원내대표끼리 합의했다"며 "그 합의는 지켜진다는 전제로 다시는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오해를 남기지 않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검찰, 민주당의 인권유린도 조사해야 한다"

조원진 의원은 검찰이 민주당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간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떨어뜨리고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국정원 사건이 일조했다고 발표했다"며 "하지만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댓글에는 '문재인'과 '박근혜'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되레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명백한 검찰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인권유린 현장에서 문재인 캠프가 보여줬던 (국정원 직원 집 앞을 생중계한) 24시간 방영을 검찰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인권현장에서 권은희 당시 수사과장이 지휘했던 경찰의 방조, 인권유린의 방조도 조사해야 한다"며 "인권 유린 현장에서는 감금만이 아니라 이전에 미행을 한 것도 있다. 이런 행위현장에 민주당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탈법 행위한 민주당이 지금 3.15 부정선거를 이야기하는 망언을 하고 있다"며 "이런 건 국민 상식에도 어긋나고 용납하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정작 사과를 해야 할 주체는 박 대통령이 아니라 불법으로 인권을 유린한 민주당"이라면서 "있지도 않은 내용을 사실인 양 허위로 포장하는 상투적 수법은 이제 좀 버렸으면 좋겠다. 민주당의 눈에는 부당하게 인권을 유린당한 국민은 없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검찰에 대해서도 "국정원 직원 댓글사건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하지만 국정원 여직원을 대선에 악용하려 하고 감금했던 사실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를 해 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엉뚱한 물타기 발언한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병호 비대위원은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지난 대선에서 벌어진 국정원 직원의 인터넷 댓글 조작은 21세기형 선거 부정으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파괴하는 국기문란 사건"라라고 규정한 뒤 "이런 진상규명할 시점에 새누리당은 엉뚱한 물타기 발언을 한다. 새누리당은 정의가 뭔지 모르나"라고 질타했다.

허영일 민주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의 엄중함을 희석시키기 위해 국정원 여직원 감금도 수사하라는 등의 망발을 늘어놓더니 경찰의 축소·은폐 수사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고 사과할 주체가 민주당이라는 적반하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사건 은폐와 엄호는 더 강력한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