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데나 경제민주화 붙이는 무책임한 주장 난무"

이한구 또 경제민주화 비판…국회 상임위 통과될까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22일 국회 정무 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된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은 21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임명되면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핵심 개정안 관련해서는 여야 간 이견과 이해집단의 반발이 뒤따르고 있어 국회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집권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어 향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어떻게 통과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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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내에서 경제민주화 반대의견은 이한구 원내대표가 이끌고 있다. 연일 '경제민주화는 인기영합주의'라며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원안통과 목소리를 차단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 발언 이후부터다.

그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연석회의에서도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아무데나 민주화를 붙이며 단기 인기주의 형태로 무책임한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며 "국회에서도 그런 성향이 자꾸 보이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한구, 연일 경제민주화 비판

그는 "이런 것은 국민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지만 결과가 나중에라도 국가전체에게 부담이 되고 국민에게 해가 되는 것도 나올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제는 국회도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경제민주화를 옹호하는 이들을 인기영합주의로 규정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를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 "의원 개개인이나 당 차원에서 인기주의로 가려는 성향 중의 한 이유는 보궐 선거 등 선거가 잦은데 있다"며 "매년 2차례 보궐선거, 지방선거 등이 있으니 장기적으로 국가발전을 위해 좀 더 진지하게 책임성 있게 입법 활동을 하는 모습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경제민주화 범주 속에서 논의되고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는 "총수 일가의 부당한 사익 추구를 막겠다고, 부당내부거래를 막겠다고 경제를 얼어붙게 해서는 안 된다"며 "정상적인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거래는 증여세 폭탄이 떨어지지 않도록, 시행령 개정을 정부가 즉각 개선해서 경제 회생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는 공정거래법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주요 법률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등 세 가지다.

이 중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적용 범위를 기존 기술탈취뿐 아니라 부당 단가 인하(단가 후려치기), 부당 발주 취소, 부당 반품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하도급법 개정안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 등 추가 의결 절차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과 가맹사업법은 지난 17일, 19일 잇따라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일부 쟁점을 놓고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특히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논란은 상당했다.

개정안은 기존 법률안에서 명시하고 있는 '현저하게 유리한' 조건의 거래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몰아주기의 규제 대상 범위를 넓혔다. 사실상 내부 거래 자체를 부당거래로 간주 처벌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재벌 총수일가가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에 대해 내부거래를 일감몰아주기로 간주해 규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용태 의원, 새로운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의

이 때문에 일부 정치권과 대기업 측에서는 사실상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는 행위만으로 처벌이 가능해졌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에 그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국회 정무위 소속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22일 새로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의 대체 입법안은 대기업 계열사 간 정당한 거래조차 봉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경제력 집중에 대한 처벌'과 대주주가 30% 이상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와 거래를 하면 곧장 총수 일가가 관여한 부당 내부거래로 추정하는 이른바 '30%룰'을 삭제하는 내용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대신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수혜를 받은 계열사도 처벌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될지도 의문이다. 현재까지 새누리당 내에선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의원을 주축으로 경제민주화 원안통과를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이혜훈 최고위원도 입장을 같이한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은 상임위를 통과한다고 해도 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통과가 이뤄져야 국회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다. 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경제민주화가 어떻게 입법화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