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를 이행할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부처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조차 이해 못한다는 창조경제 논란이 한창이다. 개념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한선교 위원장은 지난 30일 당·정·청 워크숍에서 "너무 학구적이다. 도대체 창조경제가 무슨 말이냐. 나조차 이해를 못하겠다"며 창조경제의 모호함을 지적한 바 있다.
창조경제라는 개념을 만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이었던 카이스트 장순흥 교수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창조경제의 개념을 설명했으나 피부에 와 닿기는 역부족이었다. 장 교수의 설명에도 사회자의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장 교수는 창조경제 개념에 관해 "창의력과 과학기술, 정보통신을 융합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등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사회자가 "쉽게 설명해 준다고 했지만 너무 어렵다"고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것을 요구하자 신발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신발을 하나 만들려고 해도 새로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을 결합해서 건강신발 또는 우리가 하루에 얼마를 걸었다 하는 그런 정보를 줄 수 있는 신발을 만들어서 고부가가치를 만들면, (이런 것으로) 앞으로 우리가 국제적인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회자의 이해를 돕기엔 어려웠다. 이에 그는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기존에 있던 전화기능, 영상기능, 카메라기능 등을 다 넣고, 그 다음에 각종 소프트웨어를 넣어서 무궁무진한 기능을 넣으면서 계속 발전해 갔지 않느냐"며 "그런 식으로 앞으로 우리가 입는 옷에다가 히터라든지 난방을 넣을 수도 있고 컴퓨터 기능을 넣을 수 있고, 옷도 무궁무진하게 기능을 더 늘릴 수가 있다"고 창조경제의 개념을 설명했다.
그러자 사회자는 "이건 지금까지도 기업들이 다 그렇게 연구 발전해 왔던 게 아닌가"라며 "지금 설명으로 대체적인 개념은 이해가 됐지만 이것을 현장에 와 닿게 할 수 있는, 지금 개념이 하늘에 떠 있다면, 이걸 땅 밑으로 내려야 할 텐데, 이 작업을 구체적으로 누군가 해줘야 할 듯하다"고 현실과 괴리가 있음을 지적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워크숍 이후 창조경제를 둘러싼 논란을 진화하려는 모양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연석회의에 참석해 "창조경제를 놓고 이런저런 시비가 벌어지고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한 달여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에 흠집을 내보겠다고 하는 그런 시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조경제는 우리 경제를 민간부문의 창의성과 자율적 참여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문화 그리고 산업을 융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꿔내겠다는 국정운영 철학"이라면서 "그런데도 이를 과거의 국가주도형 발전 패러다임으로 해석해 정부 역할을 강조하다 보니 효율적이지 못한 논쟁만 남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4월 임시국회에서 창의성과 융합이라는 패러다임을 법적으로, 그리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창조경제를 이행할 미래창조과학부가 소관 부처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조차도 이해 못하는 상황에서 창조경제 개념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진행되고 있는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창조경제' 개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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