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뒤 두문불출 중인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자진사퇴설'을 일축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한 방송사 기자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퇴 관련 보도가 나왔다. 사실인가"라고 묻자 "아닙니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앞서 한 언론이 청와대가 이 후보자에 대해 사퇴 절차를 밟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고 보도하자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사퇴 압박설을 일축했다.
이 후보자는 1월 24일 이후 외부와 접촉을 끊어왔다. 경기도 분당에 있는 이 후보자의 아파트는 며칠 전부터 불이 꺼진 상태다. 아파트 경비원은 "3~4일 전 등산복을 입고 외출하는 걸 봤는데 그 뒤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시골에 내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헌법재판소는 10일째 소장 공백 상태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를 지명한 여권이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인 새누리당, 인수위 모두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박근혜 당선인 측이 "헌재소장 추천 권한은 현직 대통령에게 있다"고 하자 청와대는 "이 후보자의 인선은 박 당선인과 충분히 상의한 인선"이라며 "청와대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라 인수위나 여당의 판단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박 당선인이 최근 인사청문제도를 연이어 비판하는 것이 칩거 중인 이 후보자에게 '기다리라'는 신호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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