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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숙 임명안, 세 번째 본회의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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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숙 임명안, 세 번째 본회의 무산

한나라 "전효숙은 무조건 NO"…우리 '의지박약'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치권은 19일에도 또 한 차례 난맥상을 보였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대치, 그리고 비교섭 야3당의 본회의 불참 결정으로 의결정족수(149석) 확보에 실패해 결국 임명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도 되지 못했다. 지난 8일과 14일에 이어 세 번째다.
  
  "19일 본회의 처리"를 장담했던 열린우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어떠한 정치력도 발휘하지 못한 채 사태의 극단적 전개를 끊지 못했고, 한나라당도 내부에서 우왕좌왕을 반복한 끝에 다시 '강경론'으로 회귀해 비난을 자초했다.
  
  한나라 "전효숙은 무조건 안돼"
  
  일단 이날 사태의 열쇠를 쥔 것은 한나라당이었다. 본회의장 점거 등으로 경색 국면을 주도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야3당이 이날 새로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서도 끝내 '수용 불가'를 천명했다.
  
  이 중재안은 △19일에는 처리하지 않는다 △여야 합의 없는 단독처리는 불가하다 △적법한 절차를 거친다면 한나라당도 참가를 고려한다는 내용이었다. 요컨대 '전효숙'이라는 주어만 유지한 가운데 대통령의 임명절차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으로 한나라당의 주장을 상당부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하게 소집된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는 내부 격론 끝에 이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 자리에서 김형오 원내대표가 "야3당의 중재안에 대해 의총을 소집해 찬반을 묻는 것이 어떠냐"고 제의하자 곧바로 강경론자들의 반박이 쏟아진 것.
  
  격노한 이재오 최고위원은 책상을 두드리며 "보자보자 하니까 지금 뭐 하는 짓이냐. 사람들 농성하고 있는데 찬반은 무슨 찬반이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람이 참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한나라당이 입장을 바꾼 것이 한두 번이냐"고 김 원내대표를 몰아세우기도 했다.
  
  결국 다시 야3당 원내대표들과 만난 김형오 원내대표는 "전효숙 후보를 전제로 한 법사위 처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그러한 방식으로는 전 후보자의 절차적 문제를 치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절차적 문제가 아니라 전효숙 후보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으로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나 청와대의 지명철회라는 백기항복을 받아내고야 말겠다는 본심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우리당, 장기전 염두?
  
  한편 열린우리당은 과연 전효숙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는 빈축을 샀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이에 대해 "헌재소장 인준 파행으로 인한 헌정 공백사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당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비교섭 야3당과 무소속 의원의 협조를 구하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 처리에 비교적 적극적이었던 민주노동당 쪽에서도 "열린우리당은 직권상정 얘기를 하면서도 민주노동당이 먼저 불을 질러주기를 바라는 눈치더라"는 불만이 나왔다. 민노당은 열린우리당이 보다 적극적으로 민주당과 임채정 국회의장을 설득해야 표결 참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야4당 회동 뒤 "야3당의 제안을 한나라당이 거부했고, 그에 대해 비교섭 야3당이 입장정리를 하면 우리가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공을 다시 비교섭 3당으로 떠넘겼다.
  
  김 대표는 "비교섭 3당은 절차적 완벽을 기하자는 노력으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한나라당은 절차가 아니라 사람을 문제 삼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접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직권상정과 관련해서도 노웅래 부대표는 "국회의장은 본회의에 헌재소장 인준안을 부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으나, 정작 국회의장 쪽에선 직권상정의 기미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노 부대표는 대신 "만약 헌재 소장 인준안이 오늘 처리되지 않으면 헌재 공백상태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한나라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장기전'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했다.
  
  전효숙 사태, 기약없는 장기화
  
  야3당은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충돌 속에 막판 중재 등의 모양새를 취하며 형식적인 3당 공조를 유지했으나 사태가 파국적으로 전개되면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의미는 이미 상실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불참을 선언하며 "열린우리당에게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법사위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제안했고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그 때까지 희망을 가지고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새 중재안을 수용하는 노력을 할 것으로 믿고 있고, 이것이 이뤄지면 앞으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길 민노당 의원단 대표는 "야3당은 지금까지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재안이 한나라당에서 거부됐지만 야3당의 지금까지의 역할은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거대 양당은 사태 해결의 의지를 포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전효숙 논란의 기약 없는 장기화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특히 적어도 다음 본회의 일정인 내달 10일까지는 헌재소장 공백상태도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야3당 일각에서는 '전효숙 지명 철회론'으로 선회한 주장이 나와 청와대의 반응이 주목된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이 문제의 해결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 후보자 본인과 청와대에선 자진사퇴나 지명 철회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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