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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방울은 힘이 없지만…"

인권센터 건립 위한 전시회, 8~19일 개최

예술 작가들이 모여 특별한 전시회를 열었다. 이름하여 '21세기 리얼리즘 대지의 꿈'. 인권센터 건립을 위한 '열려라 인권센터 100일의 기적, 7개의 프로젝트' 일환이다. '인권재단 사람'은 프로젝트의 첫 시작으로 지난 1일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거리 콘서트를 열었다.

두 번째 프로젝트로 8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이트'에서 20세기 후반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대표작가 26명이 특별 기획전시회를 연다. 앞서 7일 인사이트 전시회에서 오픈전을 열었다. 인권재단 사람은 여기서 팔리는 작품 수익금을 전액 인권센터 건립에 쓸 예정이다.

ⓒ프레시안(허환주)

이 자리에는 고은 시인,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서해성 소설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오픈전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서해성 소설가는 "사실 전시회를 준비하기 싫었다"며 "난 의무로 이곳에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서해성 소설가는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가 인권운동가가 인권 운동가들이 의지할 곳, 그리고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며 "항상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박래군 상임이사의 말을 듣고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서해성 소설가는 "여기에 모인 작품을 낸 예술가들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기꺼이 작품을 내주셨다"며 "아무쪼록 비싼 가격에 작품이 팔려 인권센터 건립에 도움이 됐으면 싶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박래군 상임이사에게 많이 시달리고 있다"며 "얼마 전 내게 밥을 사면서 와달라고 해서 오게 됐다"고 농을 던졌다. 함 신부는 "이런 전시회에는 대형 교회 목사가 와서 기도를 해야 잘 되지, 우리 같은 '개털'이 모인다고 답이 있을까 싶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함 신부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며 "물 한 방울은 힘이 없지만 계속 떨어지면 바위도, 쇠도 뚫는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인권센터 건립이 이 시대의 어려움을 타파하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며 "돈 많은 이들이 회개해서 여기 작품을 많이 사길 바란다"고 다시 농을 던졌다.

박래군 상임이사는 "사람이 집을 하나 만들겠다고 할 때, 제일 먼저 필요한 건초석이다"며 "이 작품들이 인권센터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래 고은 시인이 '대지의 꿈' 전시회에 기증한 시.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

간절함이여
사람이 사람답고자 하는 것!
당당함이여
기어코 사람이 사람인 것!
이 최고의 가치에 다가서지 않을 때
사람은 한 순간도 사람일 수 없는 것!

이 위대한 꿈이 담겨질
사람의 집 한 채를 짓기 위하여
여기 '대지의 꿈'이 열린다.

저 캄캄절벽으로
저 사나운 비바람으로 다져온 벗들
아름다움과 정의
아름다움과 자유
아름다움과 평화가 하나일 그날을 위해
벗찬 삶으로 내달려온 벗들
이들의 치열한 창조의지가
여기에 이르러
시퍼렇게
뜨겁게
오지랖 드넓게 펼쳐진다.

황홀함이여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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