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너무 사사건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한미FTA 반대진영, 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진영을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31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KBS 특별기자회견 말미에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 직접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일만 생기면 반대하는 사람들이 투쟁의 선두에 서 있다"
노 대통령은 "잘못된 것은 비판하고 반대해야 민주주의고 우리가 옛날에 많은 반대들을 했다"면서도 "(무조건적 반대 때문에)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우리가 지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한-칠레 FTA 문제 때문에 후보 시절에 계란을 맞았고 대우자동차를 GM이 인수해야 한다고 설득하러 갔을 때도 계란을 맞았는데 지금은 다 잘되고 있다"며 "그런데 그 때 선두에서 반대하고 투쟁했던 사람들이 또 일만 생기면 반대 투쟁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용산 기지 반대하는 사람들도 용산 기지 옮기려고 평택 자리 마련하려고 하니까 거기 가서 또 반대해버린다"며 "이러면 나라가 제대로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헐리우드) 영화 직배하면 우리 극장 다 망하고 영화도 다 망한다고 뱀 잡아서 극장에 뿌렸지만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영화관 체인 다 가지고 있다"며 "우리 한국 사람들에 대한 믿음도 가지고 자신감도 가지면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사실이 아닌 것은 바꾸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얼마 전 국회 한미FTA특위 위원들과 만찬 자리에서도 "한국 사람의 손은 신의 손"이라며 '자신감'을 강조하다가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으로부터 "종교적 낙관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후회는 없지만 힘들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한 지난 3년 반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단언했다. 대신 노 대통령은 "대통령은 후회하면 안 된다고 그래서 후회는 안하기로 했지만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3년 반을 돌이켜 보면 뿌듯한 점도 있고 속상한 점이나 후회되는 점도 있을 텐데 몇 가지 꼽아 달라"는 기자의 주문에 이같이 답했다.
노 대통령은 "제일 첫 번째로 크게 흔들렸던 것이 부안 방폐장 문제였고 충격을 많이 받았었다"면서도 "18년간 미뤄 오던 문제를 어떻든 해결은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행정복합도시 문제, 용산기지 이전, 작통권 환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을 갈등 과제로 꼽으면서도 "내가 새로 벌린 것은 FTA뿐"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런 일 하나하나가 전부 저항에 부딪혀서 밀려서 넘어졌고 헌법재판소에서 넘어졌다가 다시 가는 일들이 많이 있었지 않냐"며 "그런데 자다가 생각이 나서 벌떤 일어난 것이 아니고 수십 년 전부터 국가적 과제로 계속 거론되던 것들"이라고 말했다.
작통권 환수 문제도 노태우 정부 때부터 추진하던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노 대통령은 "옛날에 국민들이 다 해야 된다고 하고, 지도자들도 해야 된다고 결정 해 놓고 안 한 것을 마무리 해 가는데 참 힘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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