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예정지에 천연기념물 없다고? 까막딱따구리는?"

강원도 골프장 건설 예정지서 멸종 위기 야생동물 발견

골프장 건설 예정지에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누락된 멸종 위기 야생동물이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공동조사를 통해 골프장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7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녹색연합과 강원도 골프장 문제해결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가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갈마곡리 하이츠파크 CC 건설예정지를 대상으로 2월, 두 차례 생태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구역 안에서 까막딱따구리(멸종위기2급 야생동물, 천연기념물242호), 하늘다람쥐(멸종위기2급 야생동물, 천연기념물328호), 삵(멸종위기2급 야생동물) 등 법적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했다.

조사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된 천연기념물 목격돼

녹색연합은 "까막딱따구리와 하늘다람쥐는 단 하루 조사과정에서 4마리를 목격했다"며 "골프장 예정지에는 오래된 수목이 많아 까막딱따구리의 서식지로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5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조사에 의해서도 까막딱따구리 6마리가 확인돼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녹색연합은 "하늘다람쥐의 경우 조사지 내 나무 밑 둥 곳곳에서 회색으로 색이 변한 하늘다람쥐 배설물이 굳지 않은 말랑말랑한 것을 확인했다"며 "또 겹겹이 쌓인 하늘다람쥐의 배설물을 통해 이곳이 오래전부터 서식지로 이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늘다람쥐는 지난 2005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의해 전국에 119마리 밖에 없는 것으로 확인된 희귀종이다.

녹색연합은 "이외에도 삵의 배설물과 원앙, 황조롱이, 말똥가리와 같은 법적 보호종 등 야생동물을 목격하거나 서식 흔적을 확인해 홍천 갈마곡리 골프장건설 예정지 일대가 야생동물의 훌륭한 서식지임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사업자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

하지만 녹색연합이 두 차례 조사를 통해 찾은 까막딱따구리 등의 서식흔적을 미리 진행된 환경영향평가와 사전환경검토에서는 확인하지 못했었다. 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하늘다람쥐의 경우는 탐문조사를 통해 서식을 확인하는 정밀조사까지 벌였지만 조사 결과 하늘다람쥐의 서식 흔적은 확인하지 못한 걸로 발표됐다.

녹색연합은 "골프장 예정지에서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에 누락된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확인되어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는 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사업자가 골프장 건설을 위해 돈을 대고 환경영향 및 생태계 조사 업체를 선정해 조사를 벌인다"라며 "따라서 골프장 건설을 원하는 사업자가 조사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골프장 사업자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이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강원도 골프장 사례에서 보이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이제라도 환경영향평가를 관리 감독하는 환경청은 기본적으로 홍천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골프장 사업에 대한 재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영향평가 협의 및 협의내용관리 등에 관한 업무처리규정'제21조(공동조사단의 구성ㆍ운영)에 따르면 '협의기관장은 협의내용을 통보한 이후 평가서의 작성, 검토 및 협의과정에서 조사ㆍ예측하지 못한 사항으로 인하여 환경피해가 발생하거나 환경 피해의 발생이 우려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지역주민등과 환경영향평가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이라 한다)을 구성ㆍ운영한다'고 돼 있다.

녹색연합은 "홍천군과 원주지방환경청은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과정에서 자신들의 부실한 관리감독을 인정하고 공동조사를 통해 골프장건설 타당성에서부터 재논의 해야한다"며 "또한 공동조사를 통해 골프장 부지 내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에 대한 조사를 재진행하고 확인 될 경우 골프장 건설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