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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남편 없는 빈자리를 실감하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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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남편 없는 빈자리를 실감하며 삽니다"

[현장] 용산 참사 2주년 범국민추모제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남편이 없는 빈 자리를 실감하면서요."

용삼 참사로 고인이 된 고 이성수 씨 부인 권명숙 씨는 그간 입어왔던 상복을 벗고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 그의 말마따나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나 지났다. 그 사이 그의 아들 두 명은 군대를 갔다. 권 씨는 작년 10월부터 용인에서 빈대떡 장사를 시작했다.

20일로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두 해가 됐다. 용산 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서울역 광장에서 범국민추모제를 열었다.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문정현 신부를 비롯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조승수 진보신당 국회의원 등 500여 명이 이날 추모제에 참여했다.

무대에 오른 권명숙 씨는 "가끔 집 안에서 남자의 손이 필요할 때 남편 생각을 하게 된다"며 "그럴 때마다 억울하고 분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권 씨는 "하지만 아이들이 예쁘게 커가는 모습을 보며 애써 스스로에게 위로를 한다"고 말했다.

권 씨는 "이 곳에 모인 여러분이 있어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다"며 "용산 참사의 진상규명과 이 정권의 잘못을 밝힐 때까지 최선을 다해 지금과 같이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일뉴스(조성봉)

"아직 철거민들은 싸우고 있다"

용산 참사로 희생된 고인의 장례식을 치루긴 했지만 용산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용산 참사로 구속된 철거민은 중형을 선고 받고 현재 감옥에 있다.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은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불구속으로 아직까지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철거민도 17명이다.

추모 집회 등에서 체포돼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은 이들은 얼마나 되는지 집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반면 당시 작전 책임자로 자리에서 물러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내정됐다.

용산 참사 이후 정부는 영세세입자 보상 확대, 순환개발방식 도입 등 제도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은 미비하다. 아직까지도 성남시, 광명시, 과천시 등 도심 재개발 현장 곳곳에서는 철거민들이 천막을 설치하고 적게는 1년, 길게는 3년 넘게 농성 중이다. 천막이 언제 '망루'로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장영희 전국철거민연합 사무처장은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2년이 됐지만 철거민들은 여전히 죽음을 넘나드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며 "용산 참사가 끝나지 않은 것처럼 철거민의 싸움도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민 고혈 쥐어 짜는 이 사회가 과연 공정한가"

용산 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민중들은 왜 위태로운 벼랑 끝에 망루를 세워야 하는가"라며 "왜 민중들에게는 법과 정의보다 폭력과 불의가 더 가깝나"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추모위원회는 "용산의 아픔이, 우리 시대의 상흔이 아물기는커녕 점점 더 움푹 패여 가고 있음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 사회만을 운운하고 있다"며 "서민의 고혈을 쥐어짜서 가진 자들의 배만 불리는 이 사회를 과연 공정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추모위원회는 "정권의 사주를 받은 검찰의 거짓 수사와 법원의 편파 판정도 진실과 정의를 향한 국민들의 발걸음을 멈출 수 없다"며 "우리 모두 물러섬 없는 싸움으로 오만불손한 정권의 무릎을 꿀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후 마석 모란공원에서는 용산 참사 고인의 추모제가 진행됐다.

ⓒ통일뉴스(조성봉)

ⓒ통일뉴스(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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