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앞으로 생활밀착형 인권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민감한 정치적 사항에 입장 표명을 유보했던 인권위가 앞으로도 이러한 입장을 고수할 전망이다.
현 위원장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권에 대한 고민은 여러가지로 갈린다"며 "여러 부분이 있겠지만 사회권, 즉 생활밀착형 인권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이를 위해 노력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삶의 어떤 측면도 인권과 관련이 없는 부분은 없다"며 "우리 인권법에서는 자유권에 관한 법은 자세하고 세밀하게 서술돼 있지만 사회권, 즉 생활밀착 인권과 관련해서는 아직 미흡한 게 사실"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 위원장은 "그렇다고 자유권에 대해서 소흘히 한다는 게 아니라 사회권에 좀 더 신경을 쓴다는 의미"라며 "사회적 약자인 노인, 아동,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에 대한 인권 침해에 더욱 신경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지난 1년 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에서 입장 표명을 유보했던 것을 두고 "그런 것은 인권위원들의 법 해석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며 "밖에서 봤을 때는 단순히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책임을 위원들에게 돌렸다.
용산 참사 재판 과정에서 인권위가 법원에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을 두고 현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전원회의를 폐회시킨 것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전원회의에서 참석 위원 10명 가운데 7명이 '찬성' 의견을 냈으나, 현 위원장은 '다음에 논의하자'며 일방적으로 폐회를 선언했었다.
현 위원장은 "지난 1년 동안도 사회권에 관심을 많이 가지다 보니 기존 인권위의 흐름과는 달리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내가 밖에서 있다 왔기에 그간 법리 결정과 달리 결정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하지만 정치적인 영역은 자르고 비정치적인 것만 안건으로 올리지는 않았다"고 항변했다.
현병철 위원장은 2009년 7월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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