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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무한질주'…MB, 대통령 하더라도 군 통수권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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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무한질주'…MB, 대통령 하더라도 군 통수권 내놔야"

[인터뷰] 명진 스님 "MB, 이동관, 유인촌, 모두 業이 비슷한 사람들"

어머니는 그가 여섯 살 때 세상을 떠났다. 3개월 후 재혼한 아버지도 그가 20대 때 세상을 떠났다. 유일한 혈육인 4살 어린 남동생도 스무 살에 군대에서 사고로 죽었다. 학창 시절에는 불량학생이었다

삶에 대한 화두를 찾기 위해 19살에 머리를 깎고 중이 됐다. 성철 스님이 있던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를 했다. 해인사와 경북 문경 봉암사 선방에서만 20여 년을 보냈다. 1986년에는 봉은사에서 10.27 법난 규탄대회를 열다 구속되기도 했다. 1994년 종단 개혁 작업에 뛰어들어 "개혁이 안 되면 산문을 떠나겠다"며 대중 앞에서 가사를 벗어 원로스님들 앞에서 바친 일화는 유명하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이야기다.

이런 그가 2006년 우리나라 부자 사찰의 대명사인 강남 봉은사 주지로 취임했다. 조계종 내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판(절을 관리하는 스님) 경력이라고는 1987년 서울 개운사 주지를 1년 한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1000일 기도에 들어갔다. 새벽 4시 30분, 오전 10시, 오후 6시 30분, 총 3회에 걸쳐 매일 1000배를 올렸다. 1000일 기도 동안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을 제외하고는 봉은사 문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주지 임기 4년 동안 대부분을 기도만 드린 셈이다.

새벽 예불에 참여하고 발우공양까지 했다.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쓰는 등 솔선수범도 보였다. 재정 운영 상황을 외부에 공개했다. 이전 주지에게선 볼 수 없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절이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줄어들던 신도도 25만 명까지 늘었다. 연 80억 원대였던 재정은 120억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봉은사는 여전히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번엔 비리가 아닌 조계종의 일방적인 봉은사 직영 사찰 전환 결정 때문이다. 여기에다 직영 전환이 집권 여당의 외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형국이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출가해서 부처님 덕분에 배고파 본 적이 없고, 잠자리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며 "그렇기에 부처님과 신도들에게 빚은 갚아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그게 1000일 기도였고, 투명한 시스템 도입 등 이었다"며 "봉은사 직영화는 이걸 부순다는 걸 의미한다. 그게 못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진 스님은 "한국불교의 희망을 만들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의 일환으로 전개된 봉은사에서의 개혁이 실패해 봉은사를 떠나게 된다면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조계 종단을 탈종할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외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초파일을 앞두고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만났다. 명진 스님 인터뷰를 두 번에 나눠 싣는다.

▲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프레시안(김봉규)

"MB, 이동관, 유인촌, 모두 업(業)이 비슷한 사람들"

프레시안 : 2006년 봉은사 주지로 부임하고 석 달도 안 돼 언론과 인터뷰 한 기사를 봤습니다. 그때는 주지를 맡은 걸 두고 '똥 밟았다'고 표현하셨더라고요. 수행을 더 하고 싶은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신 건데요. 아직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으신가요.

명진 : 지금은 다이아몬드를 밟았다고 생각하지.(웃음) 힘은 들지만 한국 사회에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봉은사의 물적 토대와 1000일 기도의 신뢰 등이 모여 자비의 죽비를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건데 힘없고 권력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봉은사는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가 다이아몬드를 밟은 거 아니겠습니까.

안타까운 건 이제야 말로 봉은사가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신도, 특히 강남에 거주하는 분들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직영화로 인해) 그게 막히는 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강남에 있는 분들을 일컬어 흔히 이기적이라고들 하지 않습니까? 자기 말고는 타인에게 관심도 없고, 사회가 어떻게 가든, 대통령이 어떻든 상관하지 않는 거죠. 그런 신도들이 제가 가고 있는 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이렇게 변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근데 이게 청와대나 한나라당에서는 뼈가 아픈 듯합니다. 자기네 텃밭에서 제가 이러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떻게든 내쫓고 싶을 겁니다.

명진 스님은 지난 3월 14일 일요법회를 통해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의 부당성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지난 11일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봉은사를 총무원 직영사찰로 전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총무원에서는 직영사찰을 두고 강남 포교 강화 및 재정 강화 등을 제시했지만 직영화 관련 세부 계획도, 봉은사와 사전 조율도 전혀 없었던 게 사실이다.

명진 스님은 정치권의 외압으로 직영화가 결정됐다고 판단, 이후 매주 일요법회를 통해 정권이 봉은사 직영 사찰에 직간접적으로 외압을 가했다는 정황을 줄기차게 이야기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전 원내대표와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의 대화 내용,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김영국 거사 기자회견 취소 협박 논란 등이 이 자리에서 알려졌다.

프레시안 :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명진 스님을 명예 훼손죄로 고소했습니다. 고의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건데요. 하지만 김영국 거사는 경찰 조사에서 명진 스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이동관 수석은 김영국 거사까지도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했습니다.

명진 : 유유상종입니다. 이명박, 이동관, 유인촌. 업(業)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업중생. 대강 보면 압니다. 말을 섞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선뜻 호감을 갖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게 이들인 듯합니다. 뭐 그들은 우리 보고 무조건 무식한 좌파들이라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옳고 그름은 역사가 판단해줄 거라 믿습니다.

이동관 수석의 고발은 청와대가 스님을 고발한 겁니다. 내가 설사 거짓말을 했고 허위로 사실을 유포했다고 해도 고발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님, 자중 하십시오' 라고 해야지 고발해놓고 사과하면 취소하겠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더구나 이동관 수석은 과거 <국민일보>에 전화를 해서 자기 기사를 내지 말라고 압력을 가했던 전과가 있던 사람입니다.

프레시안 : 명진 스님의 안상수의 '좌파 스님' 발언과 이동관의 기자회견 취소 협박 발언 등을 확인해준 게 김영국 거사입니다. 한나라당 부대변인까지 지낸 인물이라 자칫 부인을 할 수도 있었는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까.

명진 : 김영국 거사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 시대의 의인입니다.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과도 친합니다. 작년 11월 내게 찾아와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스님' 발언을 알려준 것은 여러 한나라당 의원에게 봉은사 주지에 대한 비토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총무원장에게 이 정도로 이야기를 할 정도면 수위를 낮춰야 하지 않겠나 하는 바람에서 내게 해준 말이었습니다. 당시엔 나도 무심히 흘려들었습니다.

그 뒤 자승 총무원장이 취임한지 열흘 지나서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 이야기가 또 나왔습니다. 그 때 내가 총무원장에게 '낯짝에 물이라도 끼얹지 그냥 나뒀냐'고 막 뭐라고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별 생각을 안 했는데, 3월에 봉은사 직영화 안이 떡 하니 나왔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직영화 이유가 없었습니다. 생각을 해보니 '좌파' 발언이 연결 됐습니다. 그래서 법회를 통해 이 사실을 밝혔습니다. 김영국 거사와는 사전에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게 전부였습니다.

명진 스님이 3월 21일 법회에서 외압설을 제기했으나 안상수 원내대표가 이를 부인했다. 그러자 김영국 거사는 자진해서 기자회견을 청했고 기자회견에서 명진 스님의 주장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시켜줬다.

또한 자진 기자회견 전날 밤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화를 통해 기자회견을 할 경우 뒷조사를 하겠다는 협박을 했다는 것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앞서 명진 스님은 이동관 수석이 김영국 거사에게 기자회견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를 이유로 이동관 수석은 명진 스님을 명예훼손죄로 고발했다.

"MB 촛불 반성은 괴로워서 술 먹고 취해서 한 말인가"

프레시안: 온통 거짓말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힘 있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이 들통 나면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그것도 안 되면 법과 원칙을 이야기하며 찍어 누릅니다. 현 정부 들어와 이런 현상이 훨씬 더 심해졌다고들 합니다.

명진 :이 정권은 툭하면 오해라고 합니다. 오해라는 건, '니가 내 말을 못 알아 듣는다'는 겁니다. 광우병 촛불, 용산 참사, 종교 편향, 대학 등록금, 문화예술 단체장 교체 등 수많은 이슈들에서 이명박 정부는 상대방이 자신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프레시안: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2년 전 촛불을 두고 아무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2년 전 청와대 뒷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들으며 촛불을 보고 반성했다는 것과는 180도 태도가 바뀐 모양새입니다.

ⓒ프레시안(김봉규)
명진
: 적반하장입니다. 도둑이 오히려 지팡이를 짚고 꾸짖는다는 게 딱 입니다. 지금 형국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2년 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달라진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원래 그래왔다고 봅니다. 2년 전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을 보며 아침이슬을 들으며 참회했다고 했는데, 제가 생각건대 참이슬(소주)을 먹고 술에 취한 게 아닌가 합니다. 괴로워서 참이슬을 먹고 취해서 반성했다는 말을 한 겁니다. (웃음) 본래 반성을 하지 않은 겁니다.

프레시안: 천안함 침몰로 아직도 세상이 시끌시끌합니다. 북한에서 어뢰를 쏴서 침몰됐다는 걸로 결론내리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이들이 많습니다. 정부가 그동안 거짓말을 반복해온 탓에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명진 : 천안함 침몰은 제가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사고로 침몰한 거라면 문제입니다. 하지만 북의 소행이라면 더 큰 문제입니다. 북에서 잠수정이 내려와 어뢰를 쏴서 우리 배가 침몰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게 침몰 이후 잠수정은 도망을 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모터보트 같으면 북까지 20~30분이면 갑니다. 하지만 잠수정은 최소 1~2시간이 걸립니다. 그때까지 우리 군은 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있습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군대를 가보지 않았으니 군에 대해서는 무식합니다. 맥아더 장군이 '전투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북이 어뢰를 쏘고 도망갈 때 무엇을 했습니까. 대통령은 초기 대응을 잘했다고 합니다. 초기 대응은 새떼를 쏜 거 밖에 없습니다. 굉장히 심각한 일입니다. 경계도 실패했고 꽃 같은 청년들도 죽었습니다. 두 달 가까이 원인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가죽잠바를 입고 헬기로 백령도를 다녀왔습니다. 부시 미 전 대통령 흉내를 내더군요. 어묵 먹고 뻥튀기 먹으면서 서민 놀이를 하더니 이젠 '병정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군사 기밀이라는 이유로 정보는 공개하지 않으며 의혹만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 운영에 대한 신뢰가 없어져 버린 겁니다. 그동안 거짓말을 숱하게 해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거짓말의 무한 질주입니다. 대통령은 그대로 하더라도 군 통수권은 내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 북한의 소행이라면 책임자의 문책도 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희생된 장병들에게 훈장을 수여한 게 전부입니다.

명진 :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문책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까지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군대에 있을 때(명진 스님은 맹호부대 출신으로 월남전에 참가했다.) 전방에서 간첩이 넘어올 경우, 어느 지역으로 넘어왔는지가 초미의 관심입니다. 넘어온 지역 사단장 이하는 모두 목이 달아나기 때문입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면 엄청난 허점이 생긴 겁니다. 근데 '군미필 정부'라고 놀림을 받는 MB정부 수뇌부에는 군대를 안 간 사람들이 대거 모여 있기에 모르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 군 통수권은 군대 갔다 온 사람들에게 맡기고 본인은 경제를 잘 한다니 그거나 하면서 삽질을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프레시안(김봉규)

프레시안 : 죽은 장병들에게 무공훈장을 준 것을 놓고도 말이 많습니다.

명진 : 희생된 46명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이것은 전쟁터에서 적진 탈환 등 무공을 세웠을 때 주는 훈장입니다. 대통령이 기분 낸다고 떡 돌리듯 주는 게 아닙니다. 이상한 건 살아 있는 사람에겐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장병들이 훈장을 받았으니, 함장은 태극무공훈장을 받아야 합니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훈장을 받다니, 결국 아이러니가 생기게 됩니다. 거짓말을 하다 보니 거짓말을 덮기 위해 자꾸 또 다른 걸 뒤집어씌웁니다. 기준이 없어져 버린 겁니다.

한국 사회가 거짓말의 무한 질주가 되고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걸 용납하고 용인하는 국민들이 문제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또 그렇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뽑을 겁니다. 병역 기피자, 탈세자 등. 이런 자들은 당을 떠나 솎아 내야 합니다.

프레시안: 한나라당 안상수 전 원내대표가 당권에 도전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명진 : 사실은 아니겠지요. 양식이 있다면 권력을 이용해 종교에 압력을 가하는 파렴치한 정치인을 당대표로 내세울 수 있겠습니까? 안상수 씨는 파렴치한 사람이고, 종교를 정치의 발 아래 두려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면 한나라당이 파렴치당이 되는 겁니다.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겠습니까? 사실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나라 같으면 그런 사람은 정치를 하지 못합니다. 그게 선진국이고 국격을 높이는 길입니다. 그런 사람이 당 대표를 하면 한나라당에서 엄정한 결단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프레시안: 그러나 많은 이들은 아직 이런 정치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명진 :무한 경쟁이 이런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배려와 존중은 없어지고 코미디 유행어처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남을 밟고 올라가려니 거짓말이 필수가 됐습니다. 거짓말이 팽배한 사회는 불신의 사회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하는 사회는 이제 우리가 지고 가야 할 업이 되었습니다. '부자만 되면 된다. 아파트 값만 오르며 된다' 이런 생각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배부른 돼지와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국민이 앞으로도 계속 업을 질 거라 생각합니다.

"삽질의 과오, MB가 아니라 방관하는 국민에게 돌아온다"

프레시안: 4대강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4대강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생태계가 다시는 복원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거라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결국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될게 자명합니다.

ⓒ프레시안(김봉규)
명진 :산천은 자연입니다. 자연은 스스로자(自)에 그러할연(然)입니다. 자연을 보호하자는 것은 스스로 그러한 것을 보호하자는 겁니다. 산천이 자연입니다. 옛날엔 사냥, 낚시 등을 하며 인간이 자연에 의존했습니다. 해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늘어나면서 그것으로는 충족이 안 되니 댐을 막기도 하고, 산도 허물고 빌딩도 지었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하는 삽질은 전 국토를 삽으로 도륙해내는 것입니다. 30년 전 광주 항쟁에서 전차와 군인이 총으로 국민들을 유린했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정권과 건설업자들이 굴착기, 덤프트럭, 불도저 등으로 온 산천을 유린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걸 묵인하고 용인하는 게 우리 국민입니다. 법정 스님은 4대강 사업을 방치하고 놔둔다면 같은 범죄자가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법정 스님을 존경한다며 <무소유> 책을 끼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법정 스님이 하신 말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합니다. 또 다시 '오해다. 지금은 말할 수 없다. 기다려 달라' 이렇게 말할까요?

인위적으로 자연을 파괴하면 반드시 재앙이 옵니다. 삽질의 과오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는 게 아니라 방관하는 국민에게 올 것입니다. BBK동영상을 보고도 이명박 대통령을 찍은 국민은 과오를 받아야 합니다.

프레시안: 스님처럼 현실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종교인을 정치적이라며 비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종교가 현실에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명진 :현실을 떠나서는 종교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픕니다. 중생과 살아가는 게 우리 종교인의 삶입니다. 부처님도 흉악한 살인자에게 가서 멈추라고 하고 항복을 받아냅니다. 살생을 하고 중생을 죽이고 있는데도 염불이나 외우고 가만히 있다는 건 예수나 석가가 가는 길이 아닙니다. 종교인의 현실 참여가 물론 정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이익을 얻는다면 문제지만 종교인은 이익을 얻는 게 없습니다.

처자식과 여러 관계에 얽혀 함부로 말을 못하는 게 대다수 중생들입니다. 반대로 잃을 게 없는 게 종교인들입니다. 그들 대신해서 말해주는 것입니다. 시주들이 준 것으로 밥도 먹고 옷도 입습니다. 근데 그들이 힘들어 하는데 그냥 기도만 하라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 : 마지막 질문입니다. 총무원에서는 봉은사 직영화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응 방법은 있으십니까.

명진 :나가서 작은 포교당이라도 만들 생각입니다. 안상수, 이동관 덕분에 종단 안밖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포교당을 만들면 아주 번창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신도로 가입 하십시오. 단 돈 잘 내는 신도가 되어야 합니다.(웃음)

직영화 이후 내가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까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건 봉은사에게도, 조계종 총무원에게도 안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 원만하게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일방적인 직영을 강행할 경우에는 이익집단화된 종단의 현실을 묵과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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