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우리가 고기냐? 복지부 '등급 만행' 때문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우리가 고기냐? 복지부 '등급 만행' 때문에…"

장애인 50여 명, 한때 도로 점거…"활동 보조금 제도 개악 중단하라"

장애인 50여 명이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가족부 앞 왕복 6차선 도로를 점거했다. 이들의 옷에는 '활동 보조금 제도 개악을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미리 대기 중이던 경찰 병력은 이들을 인도로 밀어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1일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장애인 활동 보조 지침개악 및 장애등급심사'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개정된 장애인 활동 보조 제도는 본인 부담금은 인상하며 신규 활동 보조 장애인의 신청은 금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삼고 있다. 또한 장애 등급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 활동 보조 서비스 대상 범위를 좁히고 있다.

이로 인해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계획하던 장애인은 활동 보조 신청이 거부당하는가 하면, 일부 장애인들이 장애 등급 심사로 인해 수개월 간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도 장애 등급 심사 결과 장애 등급이 하락돼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 도로를 점거한 장애인을 경찰이 인도로 밀어내고 있다. ⓒ프레시안(허환주)

요지부동 복지부…"장애인 단체에게 등급심사 협조 공문만 보낸다"

장애인 활동 보조제도 개정안에 장애인들이 반대하는 것은 그래서다. 이미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 200여 명의 장애인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 모여 활동보조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는 매주 화요일 '장애인 활동 보조 살리기 신문고 울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매일 '활동보조지침개악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와 10만 인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19일에는 활동 보조제도 개정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를 모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요지부동이다.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직국장은 "복지부는 우리의 요구를 경청하기는커녕 장애인 단체에게 등급 심사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남병준 조직국장은 "정부는 등급심사를 통해 현재 활동보조 서비스를 받는 중증 장애인의 30퍼센트를 제외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몇 차례 복지부와 면담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이들이 이날 열린 결의대회 도중 차도로 나선 이유다.

"우리가 고기인가, 복지부는 등급 나누기에만 급급하다"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장애인들을 악을 쓰고 있는데 정작 복지부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우리를 고기처럼 1등급, 2등급으로 나누는 것에만 신경을 쓰며 정작 중요한 요구안에는 기다리라고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순미 인천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1등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이 3등급 판정을 받는 황당한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예산을 이유로 복지부가 이런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너무하다"라고 비판했다.

김순미 소장은 "상황을 이렇게 몰고 가는 것은 결국 장애인들은 방 안에만 있다가 죽으라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며 "복지부는 정신 차리고 올바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