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6년 07월 26일 06시 14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지역 식재료를 새로 태어나게 하라
흔한 농산물을 색다른 것으로 바꾸는, 과학과 가공의 창업
지난 글에서 나는 로컬푸드 창업이 꼭 식당일 필요는 없으며, 재료를 발굴하고 이야기를 쓰고 연결하는 것도 어엿한 창업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지역의 흔한 식재료를 그대로 파는 것을 넘어, 아예 '색다른 것'으로 새로 태어나게 하는 창업이다. 그 열쇠는 과학과 가공에 있다. 같은 사과라도 사과 한 알을 떠올려 보자. 그냥 팔면 어
문상윤 식품영양학 박사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로컬푸드 창업, 꼭 식당일 필요는 없다
지역의 재료를 발굴하고, 이야기를 쓰고, 연결하는 사람들
로컬푸드로 창업하고 싶다는 청년들을 만나 보면 대부분 같은 그림을 그린다. 지역 식재료로 요리하는 작은 식당이나 카페. 그러다 목돈과 주방, 그리고 하루 열두 시간 노동이라는 벽 앞에서 이내 주저앉는다. 나는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해 준다. 로컬푸드 창업이 꼭 식당일 필요는 없다고. 요리를 잘하지 못해도, 큰돈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생각보다 훨씬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로컬푸드로 창업한다는 것
자본으로 못 이긴다면, 무엇으로 이길 것인가
학교에서 매 학기 비슷한 질문을 받는다. "큰돈도 없고 경험도 부족한 제가 대체 무엇으로 창업해야 할까요?" 나는 이 질문이 우리 외식 시장의 냉정한 현실을 정확히 짚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외식업은 이미 포화 상태다. 인구에 비해 음식점이 너무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새로 문을 연 가게가 5년을 버티는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자본과 시스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믿을 수 있어야 팔린다
과학이 만드는 지역 식품의 신뢰와 프리미엄
앞선 두 글에서 나는 모양 때문에 버려지던 못난이 농산물을 되살리고(①), 발효와 가공으로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길(②)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그것을 제값 받고 파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무리 정성껏 만들어도 소비자가 그 가치를 믿지 못하면 제값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마지막 글의 주제는 그래서 '신뢰'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시간을 파는 기술, 발효와 가공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두 배로
지난 글에서 나는 모양 때문에 버려지는 '못난이' 농산물을 되살리는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는 멀쩡하게 잘 자란 농산물의 이야기다. 그런데 신선한 농산물에도 농가를 괴롭히는 오랜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이다. 신선 농산물은 수명이 짧다. 밭에서 거둔 채소와 과일은 며칠만 지나도 시들고 무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농가는 수확하자마자 서둘러 팔아야 하고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못난이는 죄가 없다
식품학자가 푸는 지역경제 ①버려지는 농산물을 돈으로 바꾸는 식품과학
음식은 농부의 밭에서 시작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손과 기술을 거친다. 그 길목마다 식품과학이 숨어 있고, 바로 그 과학이 지역의 농산물을 더 오래, 더 값지게, 더 믿을 수 있게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번 〈식품학자가 푸는 지역경제〉 연재는 그 가능성을 세 편에 걸쳐 풀어 보려 한다. 첫 번째 글은 모양 때문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잘 키운 가게, 떠나보내라
오래된 골목을 계속 살아 있게 하는 단 하나의 원리, 순환
뜨는 골목에는 공통된 운명이 있다. 작은 가게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동네를 살려 놓으면 이내 임대료가 오르고 큰 자본이 들어오고 어느새 어디서나 본 듯한 거리로 변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발길을 끊는다. 더 이상 그곳에만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살아난 골목이 다시 시드는 이 반복을 우리는 전국의 수많은 '○리단길'에서 이미 보아 왔다. 필자는 질문을 조금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대전엔 왜 '소개할 바'가 없을까
소제동의 역설 — 옛 공간은 있는데, 감성은...
지난 글에서 나는 군산의 한 골목 이야기를 했다. 밤 9시면 깜깜해지는 구도심 한가운데 자기 색을 가진 청년들의 작은 가게가 모여 환하게 빛나던 골목. 사람들이 한두 시간을 기꺼이 기다리던 그 불빛을 만든 것이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사람과 개성'이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날 밤, 바로 그 골목의 한 와인바에서 나는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내가 대전에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군산의 밤은 왜 뜨거운가
깜깜한 구도심, 특정 블록만 사람으로 넘친다
음식을 오래 들여다보다 보면, 결국 사람과 지역에 가닿게 된다. 좋은 먹거리는 좋은 가게에서 나오고, 좋은 가게들이 모이면 골목이 살아나며, 살아난 골목은 한 도시의 표정이 된다. 그동안 이 칼럼에서 나는 주로 식재료와 식탁의 이야기를 해 왔다. 이번 세 편에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음식이 모이는 '골목'으로 시선을 옮겨 보려 한다. 음식과 술이
[문상윤의 로컬푸드 이야기] 캐릭터를 입힌다고 '대전의 음식'이 되지 않는다
대전의 테루아(terroir)를 찾아서
요즘 지역마다 캐릭터가 한창이다. 귀여운 마스코트를 만들어 포장지에 그려 넣고 그 모양을 본떠 빵을 굽고 과자를 빚는다. 제주의 감귤 캐릭터 인형처럼 잘 만든 사례는 분명 사랑스럽고 관광객의 지갑도 연다. 대전에도 이런 흐름을 따라 '대전만의 음식'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있다. 반가운 일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캐릭터를 입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