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1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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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의 자기수양
[인문견문록] <비판이란 무엇인가? 자기 수양>
수양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개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불교적 전통 속에서 수행을 지속해왔다. 수행의 역사로 본다면 유교 역시 만만치않다. 성리학은 유교에 불교의 색을 입힌 것이다. 양명학의 경우는 퇴계 이황이 비판했던 것처럼 불교와 거의 흡사하다. 마음을 온전히 하나로 집중·유지시키는 주일무적(主一無適)은 유교 선비들에게는 익숙한 개념이었다. 그런데 서양을
김창훈 칼럼니스트
사회주의는 왜 유토피아를 만들지 못했나?
[인문견문록] <사회주의, 생동하는 유토피아>
현대를 대표하는 폴란드 출신 유대인 사회학자이자 사상가 지그문트 바우만은 1976년 소비에트연방이 활력을 거의 잃어가던 즈음에 책을 낸다. 책의 이름은 <사회주의, 생동하는 유토피아>(오월의 봄 펴냄, 윤태준 옮김)이다. 그는 책 첫마디에 이런 글을 인용한다. "사회주의는 유토피아의 모습으로 19세기 유럽을 갑자기 덮쳐왔다." 사회주의는 과거 많
스승이 외쳤다…"문제는 상상력의 빈곤이다"
[인문견문록] <스승의 손사래>
중년을 넘어가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 중의 하나가 스승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지 않은 것이다. 여기저기 기웃대다가 실망하는 일이 늘 반복됐다. 좋은 스승을 적시에 만나는 것은 인생의 과업이다. 스승 찾기를 멈춘 필자는 무턱대고 시중의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이런 식의 읽기는 대부분 시간 낭비로 끝난다. 그런 의미에서 신학자 이정배의 책 <스승의 손사래>
북괴도 주체갱도 아닌 '북한'을 철학하기
[인문견문록] <월북하는 심리학>
얼마 전 철학자 김상봉과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김상봉은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철학자 중 한 사람이다. 베트남에도 여러 권의 책이 번역 출간되어 있고 해마다 베트남 공산당의 초청을 받아 방문한다. 마오주의, 주체사상과 비견되는 독자적 철학사상을 제시한 적이 없는 베트남공산당이 자신들의 철학적 탐색을 김상봉 철학과의 조우를 통해 시도하는 듯하
한국 여성, 금융에 포박당하다
[인문견문록] <레이디 크레딧>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스물이 갓 넘은 듯한 그녀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애매했다. 손님을 맞으려는 얼굴이 아니었다. 자기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나를 보자 그녀는 어쩔 줄 몰라했다. 그녀의 얼굴은 여성으로서의 수치심과 매춘 여성이 되어야 한다는 결단. 두 가지 감정 속에서 동요하고 있었다. 그녀의 어쩔 줄 몰라함이 나를
쇼펜하우어 대신 철학자 문성훈을 권한다
[인문견문록] <니힐리스트로 사는 법>
평생 우울증으로 시달렸다. 지독한 염세주의자였다. 의미도 전망도 없이 인생을 살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회주의에서 의미를 찾아보려고도 했다. 현실 사회주의가 홀딱 망해버렸다. 기독교에도 슬쩍 발을 내밀었다. 신학자 도미닉 크로산이 주도하는 '예수세미나'그룹을 통해 역사적 예수를 접하고 나서 예수란 오강남의 말대로 '보살 예수'임을 알았다. 보살 예수는
한반도 민중은 마침내 비참의 공동체가 되었다
[인문견문록] <식민지 트라우마>·<한국인의 탄생>
한국은 빛과 어둠이 동시에 강한 사회다. 수준 높은 문화상품으로 세계의 찬사를 받지만 그 상품의 내용은 어두움 투성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이었던 기생충, 오징어게임, 더글로리 셋 모두가 빈부격차, 폭력과 뒤틀린 욕망이 투영된 사회를 묘사한 것이다. 한국의 성공의 이면에는 어두움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한국 사회를 직조해낸 빛과 어둠의 기원을 찾아나선
윤석열, '노무현 군국주의'의 진정한 후계자일지 모른다
[인문견문록] <촌놈들의 제국주의>
최근들어 한국이 좀 이상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한국산 무기에 대한 자부심과 칭송이 언론과 SNS에서 끊이질 않는다. 푸틴을 향해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지원에서 한국이 유럽을 압도했다는 사실에 한국인들은 자부심을 느낀다. 국제정치적으로 주변부에서 멈칫하던 대한민국이 전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재래식 전력
공동체 대한민국은 언제 최종적으로 사라질까?
[인문견문록] <세계사의 구조>·<신의 가면 원시신화>·<정치와 삶의 세계>
어느 철학자로부터 "이 나라에 대한 기대를 아예 접었다"란 말을 들었다. 평소 존경하던 분에게 이런 말을 듣고 나자, '국가의 존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란 의문이 생겼다. 대한민국은 도대체 왜 이렇게 추락하게 되었을까? 지난해 출산율은 우크라이나와 한국이 거의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을 거론하면서 노동력부족을 말한다. 그런데 정확히 말한다면 노동력
아직도 혁명은 가능한가?
[인문견문록] <오늘날 혁명은 왜 불가능한가>
20세기 후반 신자유주의가 등장한 이후 자본주의는 심각한 갈등과 파괴를 초래했다. 자본주의가 삶의 토대인 땅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는 일에 집중한다면 신자유주의는 가족시스템을 포함한 모든 공동체로부터 개인을 분리해낸다. 세계 어디에서나 공동체는 무너져내리고 있다. 모두가 모두를 혐오하고 두려워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철학자 한병철은 이런 상황의 부당함을 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