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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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풍모방을 통해 바라보는 현대 한국과 대서울(Greater Seoul)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원풍모방 노동운동사> <공장이 내게 말한 것들> <풀은 밟혀도 다시 일어선다>
오늘 소개할 책은 옛 원풍모방 노동조합의 행적과 조합원들의 구술을 담은 원풍모방노동운동사발간위원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원풍모방 노동운동사>(삶이보이는창, 2010), 원풍동지회가 낸 <공장이 내게 말한 것들>(실천문학사, 2016), 역시 원풍동지회의 <풀은 밟혀도 다시 일어선다>(학민사, 2019)이다. 이 글에서는 원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교수
한국의 산토리니? 감천 문화 마을? 불량한 주거지역의 기억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산동네 공부방, 그 사소하고 조용한 기적> 외 2권
최수연 <산동네 공부방, 그 사소하고 조용한 기적>(책으로여는세상, 2010) 유동훈 <어떤 동네>(낮은산, 2010) 김중미 <꽃은 많을수록 좋다>(창비, 2016) 오늘은 부산과 인천, 두 곳의 옛 동네에서 공부방을 열고 계신 분들이 쓴 세 권의 책을 소개한다. 최수연 <산동네 공부방, 그 사소하고 조용한 기적&g
서울은 '약탈적 임대행위'가 판 치는 도시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착취도시, 서울>
올해 2월에 출간된 이 책의 서평을 쓰기 위해 4개월을 기다렸다. 왜 기다렸는지를 말씀드리면서 이번 글을 시작하려 한다. <한국일보> 2019년 5월 7일자 1면에 충격적인 기사가 실렸다. '[지옥고 아래 쪽방] <상> 누가 쪽방으로 돈을 버는가'(☞)이다. 한국의 몇몇 부자들이 서울 곳곳의 쪽방촌 건물을 대량으로 사들여서는 대를 이
30년전 한국 53개 도시를 기록한 이 책, 읽다 밤을 새 버렸다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한국의 도시> 한국 도시계획사의 거목, 박병주의 도시 스케치
오늘은 현대 한국 도시계획의 선구자 가운데 한 분인 박병주 선생의 <한국의 도시 - 박병주 도시순례 스케치>(열화당, 1996)를 소개한다. 절판된 책이기는 하지만 정말로 아름다운 책이므로, 주변의 도서관 등에서라도 꼭 한 번 살펴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평을 쓴다. 박병주는 1966~70년 사이에 서울시장을 역임한 '불도저' 김현옥 시장의
대서울의 공업 심장 문래, 의정부 미군 기지사의 증인 빼뻘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문래 금속가공 공장들의 문장 디자인>, <빼뻘 주름 프로젝트>
오늘은 대서울(Greater Seoul)의 서남부와 북동부에 자리한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4가와 경기도 의정부시 송산1동에 대한 책 두 권을 소개한다. 문래동4가와 송산1동에는 각각 일본에 의한 식민지 시절 말기에 형성된 영단주택(營團住宅) 단지와 한국전쟁 후 미군 기지 옆에 형성된 기지촌 '빼뻘'이 존재한다. 영단주택 단지는 현재 주거지역에서 공업지역으로
영남대로와 수려선, 옛 길을 발굴한 일본 역사학자 이야기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일본인의 영남대로 답사기>
도도로키 히로시 <일본인의 영남대로 답사기 - 옛지도 따라 옛길 걷기>(한울, 2000), <수려선 철도의 성격변화에 관한 연구>(서울대 지리학과 석사학위 논문) 오늘은 지리학자 도도로키 히로시 선생의 명작 <일본인의 영남대로 답사기 - 옛지도 따라 옛길 걷기>(한울, 2000)를 소개한다. 아울러, 도도로키 선생이 석사학
사라져가는 서울 청계천과 인천 구도심의 옛 모습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판자촌 일기>, <주름진 바닷가 겹겹의 이야기>
얼마 전, 서울과 인천의 옛 모습을 전하는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청계천이 복개되기 전인 1969년에 그곳을 조사한 미국인 인류학자 빈센트 브란트 선생과 한국인 조교들이 남긴 기록인 판자촌 일기(눈빛, 2012)와, 인천의 시민단체 스페이스빔이 주도하여 인천 구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한 주름진 바닷가 겹겹의 이야기(스페이스 빔, 2020)이다. 지난 10
학살의 스펙터클, 리얼리티 쇼의 출발점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그날의 비밀>, <대지의 슬픔>
오늘 소개할 책은 프랑스 작가 에리크 뷔야르의 그날의 비밀과 대지의 슬픔(이상 이재룡 옮김, 열린책들)이다. 그날의 비밀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전후의 상황, 특히 1938년 독일의 오스트리아 병합을 다루고 있고, 대지의 슬픔은 19세기 말 인디언 전쟁 이후 서부극이 발생하는 시점을 다루고 있다. 2017년에 원저가 출간되었고 2019년에 한국어판이 출간된
구멍가게, 그리고 경인로와 경인선 사이 1킬로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건물의 초상>
오늘은 두 권의 그림 에세이를 소개한다. 이미경의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남해의봄날, 2017)과 김은희의 건물의 초상(단추, 2019)이다. 이미경 선생의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은 전국의 도시와 시골에 흩어져 있는, 또는 흩어져 있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폐업한 구멍가게를 펜화로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집이다. 김은희 선생의 건
소련 엔지니어의 죽음에서 중국·북한의 몰락을 바라본다
[김시덕의 직업적 책읽기] <처형당한 엔지니어의 유령>
이번에 소개할 책은 처형당한 엔지니어의 유령(로렌 그레이엄 지음, 최형섭 옮김, 경인문화사, 2017)이다. 제정 러시아 말기인 1875년에 태어나서 경력을 쌓았고, 소비에트 연방 체제를 맞이하여 신념을 갖고 새로운 국가 건설에 매진하다가 스탈린에 의해 1929년 처형당한 엔지니어 표트르 팔친스키(Петр Пальчинский)가 주인공이다. 팔친스키는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