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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설화', 언론은 강 건너 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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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설화', 언론은 강 건너 불구경

[김종배의 it] '큰집 조인트', '좌파 주지'보다 심각, 왜 외면하는가

희한하다. 누가 봐도 명백한 '설화'인데 이건 문제 삼지 않는다. 안상수의 '좌파 스님' 발언과 김우룡의 '큰집 조인트' 발언은 문제 삼으면서 이건 지적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단다. 지난 16일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동관 홍보수석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말했단다. "'동아일보' 출신이면서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느냐"고 호통쳤단다. 한 수석이 "'신동아' 4월호에 정부 여당에 부정적인 기사가 다수 실릴 예정이라고 한다"고 보고하자 이렇게 역정을 냈단다('신동아' 4월호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큰집 조인트' 발언 기사를 게재했다). <한겨레 기사보기>

시점과 경로를 잘 볼 필요가 있다. 16일이다. '신동아'가 발매되기 하루 전날이다. 바로 이 날 '한 수석'은 발매되지도 않은 '신동아' 보도내용을 꿰고 있었다. '동아일보 출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바로 이 점을 강조하면서 이동관 홍보수석의 무딘 대응을 질타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비공식 루트를 통해 알아보거나 알려주지 않는 한 파악할 수 없는 내용을 '한 수석'이 꿰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식' 대응이 아니라 '동아일보 출신'을 강조하며 대응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그렇다(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사전대응'으로 읽을 여지도 있지만 '신동아'의 이전 기사까지 언급하며 말했다고 하니까 논외로 하겠다).

▲ 청와대 전경 ⓒ프레시안
일탈이다. '해서는 안 될' 보고를 했다는 점에서 일탈이다. '해서는 안 될' 주문을 했다는 점에서 일탈이다. 더불어 '설화'다. 결국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는 점에서 '설화'다.

그것도 단순 '설화'가 아니다. 안상수와 김우룡의 '설화'를 종합한, 총정리판에 해당하는 '설화'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향해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놔둬서 되겠느냐"고 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언행과, '동아일보 출신을 향해 정권에 비판적인 기사를 잇따라 게재한 '신동아'에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느냐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언행이 닮아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큰집에서 '조인트'를 깠다"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말과 청와대에서 보도 정보를 보고하고 기사 대응을 언급한 행태 역시 닮아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데도 그냥 넘긴다. 보도하지도 않고 문제 삼지도 않는다. 어쩌면 자기 일이 될지도 모르는데 다수 언론은 강 건너 불구경한다.

이 점에 밑줄 치고 보니 다시 보인다. 다수 언론이 여권 인사들의 잇따른 '설화' 사례를 나열하면서 레임덕 현상을 전망하지만 아니다. 전조일지언정 전면화는 아니다. 권력의 핵심은 여전히 '촉수엄금' 영역으로 남아있지 않은가. 권력의 핵심은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살아있지 않은가.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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