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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을 돌아보고 '노무현'을 살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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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을 돌아보고 '노무현'을 살펴보라

[김종배의 it] 반년 전 '반MB연대'가 지금은 '묻지마 연대'?

김정진 진보신당 상상연구소 감사에게 감사드린다. 김정진 감사의 '요약 정리' 덕에 구구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다.

맞다. 김정진 감사가 정리한 것처럼 <노회찬은 '양념 정치인'이다>라는 글의 요지는 "진보신당의 '야권연대 5+4협상' 무산 선언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리고 김정진 감사가 요약한 것처럼 "문제는 힘을 기르는 방법"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김정진 감사는 "사회경제적 정책을 중심으로 서민들을 대변하는 정당"인 진보신당이 "힘을 기르는 방법"은 "이념적 노선과 정책에 의한 정치적 주장"을 펴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원칙론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제기하고 싶은 점은 "힘을 기르는 방법" 또는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념적 노선과 정책에 의한 정치적 주장"을 펼 것인가 하는 점이다. '5+4협상'은 바로 이 논점을 관통하는 사안이다.

김정진 감사는 "'5+4협상'은 한마디로 묻지마 반MB연대"로, "다수파 독식을 합리화 해주는 후보결정방식"을 앞세워 "소수 정치세력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는데 딱 한 가지만 제기하겠다. 김정진 감사가 이미 "묻지마 연대"로 규정해 버렸으니까 '반MB연대'의 의미와 필요를 제기하는 건 생산적이지 않다. 그래봤자 논의가 공전될 테니까. 대신 비근한 사례 하나를 제시하겠다.

지난해 10월 경기 안산 상록을 재보선 때 추진했던 후보단일화 얘기다. 당시 진보신당은 민노당, 국민참여당과 함께 임종인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후보로 추대했고, 김영환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했다.

다를 바가 없다. 그 때나 지금이나 민주당의 행태와 본질은 다를 바가 없다. 진보신당의 이념에 입각해 보면 신자유주의에 속박되고 기회주의 행태를 보이는 정당에 불과하다. 더구나 안산 상록을에선 김영환 민주당 후보의 과거 전력이 문제 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진보신당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다.

이해할 수가 없다. 반 년 전에 '반MB연대'에 동참해놓고 이제 와서 그건 '묻지마 연대'에 불과하다고 패대기치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

경험 때문인가? 후보 단일화 방식에 합의해놓고 임종인 후보의 말 한 마디를 걸고 넘어져 파기한 민주당의 행태에 진저리를 쳐서 그러는 건가? 그 때는 민주당의 실체와 속성에 대해 잘 몰랐는데 한 번 '당하고' 나니까 경계심이 들어서 그러는 건가? 이렇게 묻는 것 자체가 어리석지만 행여라도 그런 것이라면 이렇게 말하겠다.

애당초 응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것이 '묻지마 연대'에 불과한 것이라고 확신했다면, 민주당의 행태를 믿지 못했다면 애당초 '5+4협상'에 참여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것이 김정진 감사가 강조한 진보신당의 "이념적 노선과 정책"의 순결성을 보장하는 길이었을 테니까.

혹시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일말의 기대를 갖고 '5+4협상'에 참여했지만 진보신당의 "이념적 노선과 정책"을 관철할 여지가 없었기에, 김정진 감사가 따로 떼어 강조한 것처럼 비정규직 문제나 한미FTA문제에 대한 진보신당의 정책을 투영할 여지가 없었기에 탈퇴를 선언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가치이자 기준이었다면 안산 상록을에서는 왜 이 문제를 앞세워 후보단일화 시도를 먼저 깨지 않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개 국회의원을 뽑는 국지적인 선거이기에 그랬다는 얘기는 성립되지 않는다. 상대적 관점에서 보면 지방선거 또한 비정규직ㆍ한미 FTA와 같은 사안을 논하기에는 국지적인 선거이니까.

다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건 경쟁력이었다. 김정진 감사가 "소수 정치세력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이란 표현을 통해 이미 간접적으로 밝힌 것처럼 후보단일화 경쟁에 뛰어들어봤자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5+4협상'에서 탈퇴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다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안산 상록을 재보선 때도 그랬다고, 그 때도 김영환 민주당 후보가 임종인 후보를 '넉넉하게' 앞서고 있는데도 진보신당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다고 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 그 때의 기개와 도전정신을 거둬들였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결론을 내릴 때다. 김정진 감사가 "힘을 기르는 방법"을 언급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를 사례로 들었으니까 그대로 따르는 게 유용할 것 같다.

김정진 감사 말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감정에 정면으로 맞(서)" 성공했다. 영남 출신이 호남에 가서 지역주의 타파를 호소한 게 결정적 계기가 돼 전국구 스타로 부상했다.

<노회찬은 '양념정치인'이다>라는 글에서 '급'과 '큰 물'을 강조한 이유 또한 바로 이것이다. 변방 정치인, 군소 후보에 지나지 않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약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된 것은 '큰 물'에서 익사할 가능성을 감수하는 도전정신 때문이었다. '큰 물'이 오염됐다고 피하지 않고 오히려 '큰 물'에 들어가 오염원을 제거하겠다고 "정치적 주장"을 폈기 때문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모두가 질 게 뻔하다고 할 때에, '호랑이굴'에서,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방법으로 정치적 기적을 일궈낸 것이다.

'노무현 사례'가 웅변한다. 이념 못잖게 중요한 게 태도라는 점, 때론 태도가 이념의 설득력과 전파력을 높여준다는 점을.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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