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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과 코트라, 외자유치 협력 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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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과 코트라, 외자유치 협력 약정

노동계, 기대보다 우려 많아…논란 일 듯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한국노총이 코트라(KOTRA)와 손을 잡았다. 이들 두 기관은 18일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위한 공동협력 약정서'를 체결하는 등 향후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공동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외국인투자로 인한 폐해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노총이 이런 행보를 하는 데 대해 노동계 일각에서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자 유치에 개입하는 전략을 두고 노동계 내부에서 격렬한 논쟁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코트라와 외국인투자 유치 관련 약정서 체결**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과 코트라(사장 홍기화)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위한 공동협력 약정서'를 체결했다. 그간 일부 노조에서 외자유치에 나선 사례는 있지만 노조가 외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투자 유치기관과 '약정서'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두 기관은 약정서에서 "노사관계 안정이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긴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한다"며 "이를 위해 상호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약정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해외파견 유치단 구성과 파견활동에 상호협력 △외국인 투자단의 방한시 투자유치 활동에 상호협력 △외국인투자 기업의 합리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상호 정보교환 및 인적교류 추진 등이 담겼다.

이밖에 두 기관은 외국인투자 기업에 대한 노사관계 공동 컨설팅 등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상호협력 사업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한국노총, 이미 외국인투자 유치 활동 실적 적잖아**

이날 약정서 체결은 올해 1월부터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3년 동안 정부가 만든 '투자유치단'에 합류하는 등 외국인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준 한국노총에 대해 코트라가 먼저 약정서 체결 등을 요구한 것이다.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한국노총에 외국인 투자 유치와 관련한 약정서 체결을 제안했다"며 "이미 외국인투자의 필요성에 대해 한국노총 내부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던 만큼 약정서 체결까지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노총은 최근 2~3년 동안 외국인투자를 위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왔다. 한국노총 경기도 지역본부(의장 이화수)가 2004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3~5차례 경기도(도지사 손학규)가 구성한 '투자유치단'에 합류해 외국인 투자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총 20억 달러의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 5월에는 유재섭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 등이 미국에서 열린 외국인투자 유치 설명회에 참석해 우리의 노사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등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요컨대 이날 약정서 체결은 한국노총이 그간 진행해 온 외국인투자 유치 활동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노동계, 기대보다 우려 많아**

한편 이날 한국노총과 코트라 간의 약정서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 노동계 일각에서는 강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최근 론스타 사건에서 보듯이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마당에 굳이 노조가 외국인투자 유치에 발벗고 나설 이유가 도대체 뭐냐는 것이다.

정종남 투기자본감시센터 기획국장은 "외자유치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는 정부의 선전이 거짓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또다시 외자도입을 추진하고, 거기에 노조가 협력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정 기획국장은 이어 "특히 최근에는 고용창출 등 긍정적 기능을 하는 외국인 자본이 거의 들어오고 있지 않다"며 "지금은 외자유치에 협력할 것이 아니라 무분별한 외자유치를 감시하고 규제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심영보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연구원도 "국내 자본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라는 긍정적 기능을 할 수 있는 외국의 건전한 자본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한국노총의 외국인투자 유치 활동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한국노총 "자본도 옥석이 있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옥석(玉石)도 구분하지 못하는 무분별하고 편협한 시각"이라는 반응이다.

한국노총은 약정서를 체결한 뒤 성명을 내어 "한국노총이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자본은 금융투기 자본이 아니라 건전한 산업자본"이라며 "건전한 산업자본은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정길오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장은 "자본에는 국적이 없고, 다만 성격만 있을 뿐"이라며 "건강한 외국자본은 적극 유치하고, 투기자본에 대해서는 단호히 저지한다는 것이 한국노총의 기본방침"이라고 주장했다.

〈박스〉---------------------

이상수 장관의 '찬사 공세'

이날 약정식 체결식에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오히려 이 장관의 '참석' 자체보다도 약정식 뒤에 이 장관이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에 대해 풀어놓은 찬사가 더 주목받았다.

이상수 장관은 "합리적 노동운동을 펴는 한국노총이 외자도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협력을 약속했다"고 운을 뗀 뒤 본격적으로 이용득 위원장에 대한 찬사를 늘어놨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 입법 논의과정에서도 타협과 협조를 통해 이용득 위원장은 커다란 결단을 했다"며 "오늘 결단 역시 노동계로서는 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대한 지도자는 높은 뜻과 깊은 철학이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이용득 위원장은 나라에 대한 책임감이 높고 현실을 정확히 투시하는 위원장으로서 우리나라의 훌륭한 지도자 중 하나"라고 이 위원장을 한껏 추켜세웠다.

이 장관은 끝으로 "(이용득 위원장의) 정신이 우리나라 노사관계 전반에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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