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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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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개봉영화

[뷰포인트] 2010년 3월 첫째 주

이번 주에 개봉하는 일곱 편의 영화들은 하나같이 자기 개성들이 또렷한 영화들이다. 한국영화인 <마녀의 관>은 저예산 형식으로 만들어진 다소 실험적인 성격이 강한 영화이고, <인플루언스>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시도된 브랜드 광고의 성격이 강한 단편영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주의 개봉작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라 할 만하다. 제작 초기에 팀 버튼이 '앨리스' 이야기를 연출한다는 것만으로도 전세계적인 관심을 일으켰으며, 특히 조니 뎁의 미친모자 장수 캐릭터를 내세운 포스터가 공개되면서는 그 관심에 불을 지폈다. 더욱이 이제는 블록버스터라고 하면 어쩐지 필수처럼 돼버린 3D로도 개봉한다.

그런가 하면 지칠 줄 모르고 꾸준히 걸작을 만들어내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최신작,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놓을 수 있을 법한 영화다. 만년 꼴찌팀이 월드컵에서 1위를 한다는 가장 고전적인 스포츠 영화의 이야기를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팀의 실화와 버무린 영화다.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나 가치관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결국 이 영화에 박수를 치게 만들 만큼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밖에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로 화제를 모은 <크레이지 하트> 역시 주목할 만한 작품. 가수 윤하의 팬이라면 그녀의 첫 스크린 데뷔작인 <이번 일요일에>의 국내개봉이 더없이 반가운 소식일 듯하다.

▲ 마녀의 관
마녀의 관
감독
박진성
주연 정승길, 임지영
총 3개의 막,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영화는 러시아의 대문호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의 단편 '비이'를 각색하면서 여기에 그와 관련된 감독의 다른 에피소드를 덧붙인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1막은 '비이'를 영화화하려는 한 감독의 이야기. 감독 P(정승길)는 너무나 완벽한 재능을 가진 신인여배우(임지영)을 캐스팅하지만, 곧 그녀에게 이유모를 강박증을 느끼게 된다. 2막은 '비이'가 공연되는 연극무대이다. 19세기 키예프의 신학생 호마는 들판에서 마녀를 만나 때려죽이지만, 그 마녀가 곧 영주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호마는 기구한 사연으로 영주의 딸 시신 옆에서 사흘 동안 기도문을 낭독하게 된다. 3막은 시각장애인 뮤지션인 앙리 박의 이야기. 젊은 연극인들을 소개받아 밤마다 극단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게 된 앙리 박은 자신의 음악을 이해해주는 새로운 예술가 친구들 때문에 행복을 느끼지만, 앙리 박의 뒤를 미행한 룸메이트는 극단 연습실을 엿보다가 무서운 비밀을 알게 된다. 촬영한지 2년만에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선을 보인 뒤 뒤늦게 극장에서도 정식 개봉을 하게 됐다. 정승길과 임지영이 세 개의 막에서 각각 주인공들을 연기한다. 박진성 감독은 2007년 주목을 받았던 호러 영화 <기담>의 각본가 출신으로, 이 영화가 연출 데뷔작이다.

▲ 이번 일요일에
이번 일요일에
감독
사토키 켄모치
주연 윤하, 이치가와 소메고로, 양진우
짝사랑하던 선배 현준(양진우)이 일본으로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자, 소라(윤하) 역시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하지만 소라가 일본에 도착했을 때 현준은 이미 집안사정 때문에 학교를 자퇴하고 귀국한 뒤다. 소라는 어쩔 수 없이 일본에 혼자 남아 공부를 계속한다. 수업시간 중 주변에서 흥미로운 사람을 찍어오라는 과제를 받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던 중, 소라는 언젠가부터 자신의 주변에 자주 출몰하는 마츠모토(이치가와 소메고로)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일본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가수 윤하의 스크린 데뷔작. 97년 부산영화제 상영작인 <언제나처럼>, <여기에 행복이>를 만들었던 사토키 켄모치 감독의 영화로, 일본에서는 이미 작년 4월에 개봉한 바 있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
팀 버튼
주연 미아 와시코스카, 조니 뎁
어릴 적부터 매일 똑같은 악몽에 시달리던 앨리스(미아 와시코스카)가 19살이 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업파트너 집안의 아들과 원치않은 약혼을 하게될 위기에 처한다. 청혼을 받던 순간, 조끼를 입은 흰 토끼를 발견하고 그 뒤를 좇아 달아난 앨리스는 이상한 '언더랜드'에 도착하게 된다. 말하는 토끼와 이상한 쌍둥이들 틈에서 "그 앨리스가 맞다 아니다" 공방에 휩싸인 앨리스. 포악한 붉은여왕(헬레나 본햄카터)의 치하에 있는 언더랜드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 속의 앨리스가 바로 자신이란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워 하던 앨리스는 미친모자장수(조니 뎁)와 체셔고양이를 만나고, 착한 하얀여왕(앤 헤서웨이)을 대신해 붉은여왕에 맞서 싸워야 하는 운명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 특수효과와 CG, 거기에 <아바타> 이후로 블록버스터의 필수 요건이라도 되는 듯 여겨지는 3D를 접목해 환상적이면서도 약간은 기묘한 '이상한 나라'를 창조해냈다. 조니 뎁이 표현하는 미친모자장수의 캐릭터는 역시 이 영화를 기다려온 이들이 가장 기대해온 인물. 조니 뎁, 헬레나 본햄카터 외에도 말하는 애벌레에 앨런 릭맨, 붉은여왕의 오른팔인 애꾸눈의 하트 잭 스테인으로 크리스핀 글로버 등 팀 버튼의 전작들과 인연이 깊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또한 말하는 토끼 역으로 <닉슨 vs. 프로스트>의 마이클 쉰, 붉은여왕의 포악한 용 재버워키 역으로 크리스토퍼 리, 사냥개 베이야드 역에 티모시 스폴 등 쟁쟁한 대배우들이 이 영화에 목소리를 빌려줬다. 팀 버튼의 초기영화부터 팬이었던 이들은 <빅 피쉬> 이후로 점점 영화의 규모는 커지고 분위기는 더욱 밝고 화려해지면서 특유의 기괴한 유머는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역시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모건 프리먼, 맷 데이먼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폐지되고 드디어 넬슨 만델라가 석방된 뒤 선거를 통해 최초의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기득권을 내놓게 된 백인들은 "테러리스트가 대통령이 됐다"며 자신들이 누리던 기득권을 모두 뺏길 것을 걱정하고, 흑인들은 그간 자신들이 누려야 했으나 누리지 못했던 것을 되찾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데에 힘을 쏟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백인들의 스포츠'라며 흑인들의 무시와 적대를 당하던 럭비에 관심을 쏟는다. 백인들만 자국 팀을 응원하고 흑인들은 오히려 상대팀인 영국팀을 응원하거나 아예 럭비에 흥미를 관심을 가지 않는 현실에 주목한 넬슨 만델라는 만년 꼴찌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 국가대표팀의 주장 프랑수아 피나르(맷 데이먼)를 대통령 관저에 초청해 1년 뒤 자국에서 열리는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실화를 느슨하게 각색한 영화로, 백인들만의 스포츠였던 럭비를 통해 흑백의 화해와 통합을 이룬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 한 만델라와 럭비팀의 이야기를 담는다. 올림픽을 비롯한 수많은 국가 대항 스포츠 대회가 언제나 국가 이데올로기와 내셔널리즘과 관련이 있는 만큼, 이를 정치적으로 적극 활용하는 만델라의 이야기는 한편으로 다소 껄끄러운 지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그럼에도 이 영화 안의 럭비팀과 그들을 응원하는 남녀노소 흑백 모든 이들을 결국 수긍하게 만드는 놀라운 영화를 만들어냈다.

▲ 크레이지 하트
크레이지 하트
감독
스콧 쿠퍼
주연 제프 브리지스, 매기 질렌홀
왕년에 잘 나가던 컨트리 가수 배드 블레이크(제프 브리지스)는 이제 알콜중독으로 남서부 작은 마을을 전전하며 볼링장이나 선술집에서 겨우 노래를 부르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해 있다. 어느 날 신문기자 진 크래독(매기 질렌홀)이 자신을 취재하러 오고, 배드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재기할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엉망으로 살아왔던 그에게 새로운 사랑과 재기의 노력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한때 잘나가다가 쇠락해 인생의 바닥을 쳤던 이가 뒤늦게나마 바닥을 차올라 재기에 도전한다는 내용인 만큼, 미키 루크가 주연을 맡았던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더 레슬러>를 여러 모로 떠올리게 한다. 미키 루크와 마리사 토메이 커플이 그들의 실제 인생과도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으로 영화에 더욱 감동을 선사했다면, <크레이지 하트>는 주옥같은 '음악'으로 영화의 결을 풍성하게 한다. 제프 브리지스는 이 영화로 "일생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를 받으며 LA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과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도 올라 수상이 가장 유력한 배우로 꼽히고 있다. 메기 질렌할 역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라있는 상태. 감독인 스콧 쿠퍼는 원래 배우 출신으로, <크레이지 하트>가 첫 연출작이다. 콜린 파렐이 배드 블레이크 밴드 출신으로 인기를 한몸에 누리고 있는 컨트리 스타로 깜짝 출연한다.

▲ 디어 존
디어 존
감독
라세 할스트롬
주연 채닝 테이텀, 아만다 시프리드
군 복무 중 2주간의 휴가를 받아 고향을 찾은 존(채닝 테이텀)은 다소 보수적인 여대생 사바나(아만다 시프리드)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들에게 주어진 단 2주간, 두 사람은 매 분 매 초를 서로 충실히 사랑하며 추억을 만든 뒤 안타까운 이별을 맞는다. 미래를 약속한 두 사람은 그때부터 서로에게 매일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9.11 테러가 벌어지면서 존은 군 복무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게 되고, 사바나의 기다림은 어느새 7년을 맞게 된다. 고통 속에서도 변함없이 존을 향한 마음을 간직하며 편지를 써온 사바나는 결국 자신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는 편지를 보내게 된다. 짧은 사랑과 오랜 기다림 속에서 각자 자신의 길을 찾으며 성장하는 젊은 연인의 이야기. <노트북>, <병 속에 담긴 편지>, <워크 투 리멤버> 등의 로맨스 영화들의 원작을 쓴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동명의 원작을 <개같은 내 인생>, <사이더 하우스> 등의 라세 할스트롬이 스크린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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