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산의 40%, 강남·서초·송파 3개 구에 있다

3구에 95조 원 몰려…3년 전보다 무려 6%포인트 증가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 내 증권사 지점에 예치돼 있는 각종 자산의 규모가 서울시 전체 자산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같은 자산 점유율은 2006년의 33.6%에 비해 3년여 만에 6.0%포인트나 높아지는 등 이들 지역의 자산 집중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자산 가격이 올라가면서 자산가들이 많이 거주하는 강남 지역의 부 창출이 상대적으로 활발했고, 최근 삼성그룹이 옮겨오는 등 대기업 본사들도 집중되면서 법인자금뿐 아니라 대주주 주식이나 우리사주 등이 이 지역 증권사에 보관돼 있는 것도 자산 규모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대신ㆍ대우ㆍ동양ㆍ미래에셋ㆍ삼성ㆍ신한ㆍ우리ㆍ하나대투ㆍ한국투자ㆍ현대 등 국내 10대 증권사 서울시내 지점들이 보유 중인 주식과 채권, 펀드 등 각종 자산을 구(區)별로 집계한 결과 지난 3일 현재 강남 3구의 자산 규모가 95조5096억 원나 됐다.

이는 전체 자산 240조8775억 원의 39.7%나 됐으며 2006년 말의 33.6%에 비해 6.0%포인트가 높아졌다.

2006년 말 현재 강남 3구의 자산 규모가 68조5027억 원이었던 만큼 그동안 39.4% 증가한 셈이다.

구별 자산 규모 순위도 3년 전에는 증권사 본점들이 포진한 여의도가 포함돼 있는 영등포구가 57조466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는 41조8551억 원으로 2위였으나 최근엔 강남구가 55조6242억 원, 영등포구가 54조7117억 원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29조4533억 원과 10조4321억 원으로 모두 자산순위 5위 내에 들었다.

자산 규모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최근 벤처기업들의 입주가 많았던 구로구로, 1조1509억 원에서 3조9989억 원으로 247.4%나 늘었으며 이어 금천구(116.4%, 5888억 원→1조2743억 원), 성동구(104.5%, 4249억 원→8689억 원) 등 순이었다.

이에 비해 자산 규모가 줄어든 곳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서초구로 이전한 종로구가 17조939억 원에서 8조6235억 원으로 49.6%가 감소했으며 이어 성북구(-11.6%, 9375억 원→8689억 원), 영등포구(-4.8%)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증권 박미경 상무는 "거액 자산가가 많은 강남의 부 창출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았고 현대자동차나 포스코 등 대기업 본사도 이곳에 몰려 있어 이들 지역 증권사 지점의 자산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역별 자산 규모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