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새 독립영화전용관, '베를린 in 서울' 프로그램 취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새 독립영화전용관, '베를린 in 서울' 프로그램 취소

[뉴스메이커] 한다협이 개관한 '씨네마루', 시작부터 삐걱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 조희문, 이하 '영진위')가 지난 1월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사업자로 선정한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한다협)가 광화문에 있는 전 미로스페이스 극장에 새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루'를 개관했으나, 첫 프로그램부터 취소가 되는 등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시네마루는 10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11일 개막한 베를린영화제 60주년을 맞아 2월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베를린영화제 수상작 6편의 영화를 모아 'Happy Birthday, Berlinale! - 베를린 in 서울'이라는 프로그램을 상영한다고 밝혔으나, 본지가 오늘(11일) 확인한 결과 이 프로그램은 결국 최소됐다. 한다협 측은 기존에 미로비전에서 수입해 상영하고 있던 <셉템버 이슈>를 17일까지 계속 상영한 뒤, 18일부터 한다협이 직접 기획한 기획전을 한 달동안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를린 in 서울' 프로그램으로 상영될 예정이었던 영화는 베를린영화제 수상작들로 국내에서도 정식 개봉을 거친 바 있는 작품들. 2004년 베를린영화제(54회) 금곰상 수상작인 파티 아킨 감독의 <미치고 싶을 때>, 2006년 금곰상 수상작인 야스밀라 즈바니치 감독의 <그르바비차>, 2007년 '베를리네르 모르겐포스트' 독자심사상 수상작인 <이리나 팜>, 그리고 2008년 은곰상 및 평화영화상 수상작인 하나 마흐말바프 감독의 <학교 가는 길>과 2009년 에큐메니컬상 수상작인 김소영 감독의 <나무없는 산> 등이다. 여기에 최근 극장에서 개봉해 상영중인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2008년 에큐메니컬상 및 '베를리네 모르겐포스트' 독자심사상 수상작)까져 합쳐 총 6편이 상영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독립영화전용관'으로 개관한 극장에서 기획한 첫 프로그램이 <나무없는 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외 작품들인 데다 이미 극장에서 상영을 거친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새로이 한국 독립영화를 발굴하고 발전시킨다는 취지에 어긋나는, 다른 예술영화전용관의 프로그램과 차이점을 거의 드러내지 못한 프로그래밍이다. 더욱이 <이리나 팜>을 제외하면 모두 한 영화수입사의 영화들이라는 점도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또다른 의혹을 살 만한 대목이다. <이리나 팜>은 세종커뮤니케이션이, 나머지 영화는 모두 위드시네마가 수입 및 배급을 맡았던 영화다. 애초 '베를린 in 서울'의 프로그램을 알리는 보도자료 메일링도 '시네마루'가 아닌 '위드시네마'의 이름으로 발송된 것도 의아한 대목이다. 그러나 이같은 부실한 프로그램이 심지어 취소까지 되면서, 새로운 단체가 맡은 독립영화전용관이 시작부터 심각한 운영상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고 있다.

이는 한다협 측의 앞으로의 전용관 운영 능력을 예고해주는 사건이기는 하지만, 개관한 지 이제 2주도 안 된 상황인 만큼 한다협보다는 영진위의 책임이 더 커보인다. 애초 영진위가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 선정을 공모하는 과정 자체가 졸속으로 진행되었기 때문. 영진위는 지난 11월 공모 당시 적정사업체가 결정되지 않자 재공모를 실시하기로 하고, 이를 올해 1월 12일에야 공표한 뒤 허겁지겁 공모를 거쳐 지난 25일에야 선정자를 발표했다. 문제는 새로 선정된 사업자와 계약 약정 기간이 불과 일 주일 뒤인 2월 1일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애초 공모제 자체에 대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전 토론이나 의견수렴없이 일방적으로 공모제를 강행했던 영진위는 그나마도 계약 20일 전에야 공모를 부랴부랴 진행해 불과 일주일 전에 선정자를 발표하는 졸속심사를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심사 과정 역시 숱한 잡음과 부당성 논란을 일으키며 파문을 더해가고 있는 상태다.

시민영상문화기구가 새로이 운영을 맡은 영상미디어센터와 한다협이 운영을 맡은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루. 거기에 숱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공모제를 도입하면서 2월 10일에야 공모 발표를 해 3월 1일부터 운영하라는 시네마테크전용관까지. 한국 시네필들이 맞아야 할 앞으로의 1년이 암울해 보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