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에 대한 재논의 입장을 밝히라"며 민주당이 김형오 의장에게 제시한 시한인 15일이 지나도 김 의장이 반응이 없자 민주당은 16일 "이 시간 이후 김형오 의장의 사회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와 같이 결의하는 한편, "부득이하게 '부작위에 의한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키로 결정했다"고 우제창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헌재의 미디어법 결정이 "절차상 위법이 있으니 국회에서 자율적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인 것으로 해석하는 민주당은 "김형오 의장에게 미디어법을 바로 잡을 의무가 있으나 김 의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기 때문에 헌재가 김 의장에게 이행을 강제하도록 다시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헌재는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의 위법성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미디어법 관련 권한쟁의심판 사건 결정을 김 의장이 이행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 판단을 내리게 된다.
우 원내대변인은 "헌재는 입법부의 권위를 고려해 의회 스스로 절차적 하자를 치유할 것을 결정 했는데, 김 의장과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본인들 스스로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사회권 거부'에 대해서도 우 원내대변인은 "김 의장은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겨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장에게 미디어법 재논의를 촉구하며 지난 1일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천정배, 최문순, 장세환 의원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김 의장은 의장직과 의원직 모두 사퇴 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은 진실을 악의적으로 외면하고 위법 상태를 방치해 또다시 헌재의 결정을 구해야 하는 참담한 현실이 모욕적이고 부끄럽다"며 "헌재의 결정을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고, 야당을 무시한 김형오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자격을 상실했고, 자격도 없는 국회의장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에게도 "언론악법 재논의와 4대강 예산을 저지하기 위해 보다 선명하고 강력하게 투쟁해 주길 바란다"며 "벼랑 끝에 선 '심정' 따위는 필요없다. 지금은 '행동'과 '실천'이 필요한 때"라고 주문했다.
한편 언론노동조합 지도부와 노조원 50여 명은 이날 오후 농성 중인 천정배, 최문순, 장세환 의원을 방문해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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