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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균형발전모델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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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균형발전모델은 뭘까?

[기고]'세종시 수정 추진' 이전에 밝혀야할 것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의 성격과 규모를 바꾸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 정운찬 국총리를 비롯한 행정부의 고위관료들과 여권 내 친이(親李)계열 의원들의 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표되면서 '세종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는 이 대통령의 변명이야 그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놀랄 일도, 분개할 일도 아닐 것이다. 식언과 말 바꾸기는 그를 대표하는 상징이 된지 오래니 말이다.

정작 궁금한 것은 과연 이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을 국정의 주요과제 아니 적어도 헌법적 가치로 여기고 있는가하는 점이다. 전임 대통령이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달리 이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이나 취임한 이후에도 국가균형발전에 대해 관심을 표명한 사실이 거의 없었다. 국가균형발전의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되는 '세종시'에 대해 이 대통령이 보이는 싸늘한 태도를 보면 과연 그가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혹시 이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가치가 헌법적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한민국 헌법 120조와 123조는 국가균형발전을 국가가 추구해야 할 헌법적 가치로 명시하고 있는데,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지닌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을 헌법적 가치가 아닌 것으로 간주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가치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다. 명실상부하게 서울의 식민지 역할을 하는 지방이 온존하고 있는 현실을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그가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가치와 목표에 동의한다고 가정할 때 남는 문제는 국가균형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의 선택이다. 그가 행정복합도시 성격의 '세종시'건설을 마뜩치 않아하는 것은 자명하지만, 수도권에 집중된 행정기능 등을 지방으로 이전해 다른 기능들의 이전을 도모하는 방식의 국가균형발전전략을 대체할 대안을 제시하는 것 같지는 않다. 기실 이와 같은 방법 이외에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달성할 수단이 존재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물론 수도권의 넘치는 부를 세금으로 환수해 낙후된 지방에 교부해 주는 지금의 방식을 한층 강화해 국가균형발전을 우회적으로 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획은 수도권의 격심한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아 성사되기가 어렵다. 또한 설령 이런 시도가 성공한다 해도 그것이 진정한 국가균형발전은 아니다. 본래적 의미에서의 국가균형발전은 지방이 수도권의 시혜에 의존해 근근이 존립하는 것이 아니고 확실히 자립해 수도권과 공생공영(共生共榮)하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다 보니 이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모델이 무엇인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 이 대통령은 이쯤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국가균형발전전략을 분명히 보여주기 바란다.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을 내놓고 '세종시'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더 이상의 국론분열을 막는 첩경이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이 대통령이 4대강 치수 사업을 MB버전의 국가균형발전모델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나 싶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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