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4일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20%대를 회복한 23.4%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발표보다 4.9%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영남과 서울, 50대 이상,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지지도 상승폭이 컸다. 이명박 정부의 '집토끼 잡기' 전략이 일정부분 먹혀들고 있다는 얘기다.
연구소 측은 한국 올림픽 선수단의 선전, 보수성향 한나라당 지지층의 결집을 지지도 상승 원인으로 풀이했다. 특히 KBS 정연주 사장 해임과 촛불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보수층 결집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고, 올림픽 분위기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여론을 분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8월 대반전'의 성공 여부에 대해 연구소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8월 들어 정국주도권을 회복해가고 있다는 청와대의 자신감과는 다른 견해다. 한귀영 연구실장은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51%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보수성향의 전통적 지지층의 절반이 아직도 회의하고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이 아닌 능력에 대한 회의"라고 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30%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9%로 과반을 넘었다. 한 실장은 "이는 이 대통령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들이 믿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취임 6개월 즈음한 대통령의 신뢰도가 30%대라는 것은 지지도 23%보다 훨씬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KBS 정연주 사장 해임 건이 보수층 결집에는 일정한 효과를 미쳤으나, 전반적으로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번 조사에서 정 사장 해임과 관련해 '잘못한 일'이라는 의견이 45.9%로 '잘한 일'이라는 의견 32.4%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여당이 야심차게 낸 공기업 선진화 방안도 아직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개혁층이 공기업 정책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층은 정부 계획에 '부족하다'는 불만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공기업 정책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41.5%로 '지지한다'는 응답 34.9%보다 높게 나왔다.
여기에 여권에 잇따르는 각종 비리사건이 악재로 겹쳐있다. 이에 대해 '정권의 도덕성을 위협하는 큰 문제'라는 응답이 65.8%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큰 문제'라고 답한 사람이 '큰 문제 없다'는 의견보다 10% 이상 더 높았다.
한편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37.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은 16.5%, 민주노동당은 8.2%, 자유선진당은 6.8%로 나타났고, 친박연대, 창조한국당, 진보신당은 각각 4.1%, 2.8%, 2.7%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KSOI가 지난 12일과 13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ARS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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