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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도입한 대한전선…정년연장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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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도입한 대한전선…정년연장도 결정

'임금인상-고용보장' 딜레마 속의 한 가지 대안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속에서 노동자들이 고용보장이냐 임금인상이냐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간업계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던 대한전선이 최근 노사합의를 통해 정년을 2년 연장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전선, 노사합의로 정년 2년 연장…"고령자라고 쓸모없는 것 아냐"**

16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대한전선 노사는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지난해 6월부터 정년 연장에 대해 논의를 계속한 끝에 최근 직원들의 정년을 만 57세에서 만 59세로 2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대한전선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6월경 노동조합 측이 정년 연장을 요구해 협상을 시작했다"며 "지난달에 정년을 2년 연장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년 연장에 따른 비용 증가에 대해서는 "고령자라고 해서 무조건 쓸모없는 노동력이라는 인식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며 "고령 노동자의 대부분은 고숙련 노동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작업장 재배치 등을 통해 작업 성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50대 중반만 되면 해고에 대한 부담으로 노동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고령이지만 고숙련인 노동자들의 능력을 신뢰한다는 차원에서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를 받아들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도 노사합의로 정년이 2년 연장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전선 노조의 상급단체인 금속노련의 한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사례를 일률적으로 좋다, 나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제조업계가 불황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노사가 대화를 통해 정년 연장 합의를 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임금피크제 수용한 결과**

한편 이번 정년연장 합의는 지난 2003년에 노조 측이 일부 노조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수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한전선의 한 관계자는 "2003년에 제조업계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 회사는 대규모 구조조정보다는 고용보장을 전제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회사 노조는 내부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사측이 고용보장을 약속하면서 임금피크제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련의 한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대한전선의) 노조 내부에 첨예한 갈등이 존재했다"며 "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고용보장이 분명해지면서 지금은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는 입사 후 매년 임금이 상승하다가 일정 수준의 나이가 되면 임금을 연차적으로 삭감하는 임금체계를 말한다. 반면 연공서열제는 근속년수가 길어질수록 높은 임금을 주는 임금체계다.

연공서열제과 임금피크제 중 어떤 임금제도가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분분하다. 하지만 노동 유연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오늘날, 산업 현장의 노동자들은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대신 일자리 보장을 더 선호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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