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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산림녹화 50년…이제는 4대강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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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산림녹화 50년…이제는 4대강 정비"

"서면답변 내가 쓴 것 아니다"…"자신 답변 내용도 모르다니"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4대강 사업' 논란에 대해 "50년 동안 산림녹화 열심히 했듯이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제는 강도 정비해야겠다"는 시각을 밝혔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판단이 옳으냐'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의 질문에 "강을 정비한다는 아이디어에 찬성한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정 후보자는 추가 질의 시간에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산림 키우기 나라"라며 "훌륭한 강 키우기 나라로 만들겠다는 개인적 생각이 있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4대강 사업에 대해 비판적이다가 찬성 쪽으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서도 "솔직히 대운하에 반대했고 4대강에 대해서도 명시적 의사표시는 안 했지만 소극적이었다"면서도 "홍수 피해액보다 복구액이 더 많이 들고, 수질이 나빠서 4대강 유역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까봐 소극적 자세에서 적극적 의견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경제타당성 조사가 옳으냐"며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 의원은 "국토해양부의 34만 명 취업 유발과 40조 원의 생산효과는 단순한 취업유발계수와 생산유발계수로 계산한 것이어서 예산을 많이 투입하면 할수록 취업과 생산 효과가 늘어나는 단순한 계산"이라며 "특히 국가재정법에 명시하고 있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보와 준설과 같은 운하 관련 사업은 조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에에 정 후보자는 "더 검토해봐야겠다"면서 "경제적 타당성 및 환경영향은 물론 강 유역이기 때문에 문화재 보존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자세히 검토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검토를 위해 10월초 시작 예정인 준설공사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에는 "준설 공사를 시작해도 속도조절을 통해 신축적으로 할 수 있다"고 착공 강행 의견을 밝혔고, 경제적 타당성 재검토 여부에 대해서도 "정량적 고려 외에도 정성적 고려도 있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정량적 판단은 계량화된 수치와 모델을 통해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이고, 정성적 판단은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시간·자금 등이 부족할 경우 주관적 판단에 의해 예측하는 것이다.

"자신의 서면 답변 내용도 모르다니"

이정희 의원이 4대강 문제에 대한 정운찬 후보자의 의견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정 후보자가 미리 제출한 자신의 서면답변 내용을 부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의원이 정 후보자의 서면답변을 토대로 "4대강 해당지역 주민들은 사업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서면답변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자는 "나는 전체적인 방향만 지시하고 구체적인 것은 실무진들이 작성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 의원이 "지난 1월에는 칼럼을 통해 '대규모 치수사업을 통해 토목공사에 돈을 쓰는 것은 성과가 금방 나타나지만 의료, 교육, 보욕 등 미래를 위한 투자가 없다'고 비판하더니 서면답변에는 '4대강 사업에도 교육, 의료 등이 포함된 것'이라고 했는데 왜 판단이 달라졌냐"고 추궁했다.

정 후보자는 "직접 쓴 것이 아닌데, 잘 못됐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이 "서면답변이 잘못됐다는 것이냐?"고 재차 추궁하자 정 후보자는 "4대강 사업에 교육이 포함된다는 것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기가 차다는 듯이 "답변서가 후보자의 뜻과 다르다는 것이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곤란한 듯 "문제를 바꿔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서면답변은 초리 후보자로서의 첫 공식행위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시각을 보여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서면답변을 본 적도 없다고 하니 무엇을 근거로 토론을 하고 판단을 하겠느냐"고 탄식했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장에서 내 의견을 표출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프레시안

법률에 약한 정운찬?

경제학자인 정 후보자는 경제 관련 질문에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더라도 "내 개인적 생각은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으나 정치나 법률관계 등 비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지방분권'과 '지방균형발전'의 차이에 대해 파고들었는데, 정 후보자는 "파악을 별로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권 의원이 "지방균형발전의 궁극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정 후보자는 "지방사람들에게 있다"고 답했는데, 권 의원은 "지방균형발전의 책무는 국가에 있음이 헌법에 명시돼 있다"고 지적하며 지방균형발전론에 대해 일장 연설을 했다. "더 공부해서 노력하겠다"는 정 후보자는 권 의원으로부터 "참으로 실망스럽다"는 말까지 들었다.

공무원 노조 등의 민주노총 가입 논란에 대해서도 정 후보자는 이정희 의원에게 법률 강의를 들어야 했다.

이 문제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던 정 후보자는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 "공무원 노조의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은 법률적으로 막을 수 없지만, 민주노총이 정치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이 민노총에 가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비로소 "단체활동과 정치활동 금지 규제를 받고 있는 공무원 노조가 민노총에 가입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정희 의원은 "공무원 노조가 가진 단결권은 상급단체에 가입할 권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공무원 노조는 당연히 민노총에 가입할 수 있고, 나중에 정치활동을 하느냐 마느냐 구체적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법률해석에 대한 개념이 없으면 총리 업무가 곤란하다"고 훈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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