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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발탁…MB '중도 통합' 행보에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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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발탁…MB '중도 통합' 행보에 날개

'정운찬 효과'로 국정 장악력 높아질 듯

이명박 대통령이 3일 단행한 '9.3 개각'의 하이라이트는 '정운찬 총리 발탁'이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중도 통합'과 친서민 행보는 굳히기 단계로 들어섰다. 여기에 정치인 3명을 입각시킴으로써 '여의도 정치'와 소통 의사를 밝힌 점도 주목된다. 앞서 친위 부대의 역할을 확대 포진시킨 청와대 개편에 이어 내각 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이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우선 케인지언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노선과 관점이 다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국무총리로 파격 발탁함으로써 이번 개각은 '국면전환' 이상의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운찬 내정자는 자기 색깔 없이 청와대 '방패막이' 역할에 국한됐던 한승수 총리와는 근본적으로 컨셉을 달리한다. 새 총리의 역할과 권한이 어디까지 보장될지는 미지수이지만, '개혁 총리'를 내세운 이 대통령의 중도 통합, 실용주의 행보가 날개를 단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가 일차적인 관심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정운찬 내정자는 토목공사를 통한 성과주의에 비판적인 견해를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런 정 내정자가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청와대의 윤진식 정책실장, 강만수 경제특보 등 'MB노믹스'의 전사들과 순조롭게 호흡을 맞춰나갈지가 주목된다.

교육 분야에서는 이명박 정부와 정 내정자의 철학이 맞아떨어지는 면이 넓다. 이명박 정부 초반 논란이 된 영어몰입교육에는 비판적 발언을 한 적이 있으나, 그는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고교 입시를 부활하고 대학자율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고교평준화가 계층간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히는 등 3불 정책 폐지에 가까운 입장이다.

이 밖에 다시금 논쟁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해 이명박 정부가 요지부동으로 등 돌리고 있는 용산 참사 문제, 전세값 폭등 등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정 내정자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한편 이번 개각에서 노동부 장관에 임태희, 지식경제부 장관에 최경환, 특임장관에 주호영 등 정치인들을 대거 입각시킴으로써 당정청 간의 유기적 관계를 꾀했다. 한나라당 안팎의 요구를 수렴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친박계 의원을 입각시켜 계파화합의 의미도 얻게 됐다. 특히 정무장관 역할을 담당할 특임장관에 온건파이면서 일처리가 야무지다는 평가를 받는 주호영 의원을 내정함으로써 여의도 정치와의 거리를 크게 좁혔다.

정치적 효과 주목

이처럼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9.3 개각은 '정운찬 발탁' 자체로 다목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라는 평가다.

특히 최근 정운찬 내정자가 정치권 문턱 넘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후문이 나돌던 터에 그가 국무총리로 화려하게 관직에 입성함으로써 차기 대선 주자들의 지각변동까지 수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가 "총리 퇴임 후 대권에 도전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했으나 잠재적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까지 부여될 경우 이 대통령은 '정운찬 카드'를 통해 중장기적인 대선지형 관리까지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정치적으로 정운찬 내정자가 갖춘 강점은 다양하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현 야권의 대선후보로 물망에 오른 바 있으나 그가 정치권 문턱을 넘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참신함과 개혁 성향의 경제전문가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두루 갖췄다는 것.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이뤄진 개각마다 러브콜을 받았으나 한 번도 이뤄지지 못했던 정운찬 카드를 이명박 정부가 성사시킴으로써 야권이 입은 충격은 적지 않다.

정운찬 총리 소식을 접한 민주당 의원들이 "충격적이다"는 반응을 보인 건 그래서다. '반MB 연대'를 지상과제로 추진하면서도 '민주 대 반민주', 혹은 'DJ-노무현 유산 경쟁' 등 과거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야권의 퇴행성과 이 대통령의 정운찬 발탁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결과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당장은 이 대통령이 야권 질서 재편 흐름에 뒷목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념적으로 '중도'라는 점도 정 내정자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수도권 부동층에 대한 유인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정 내정자가 충남 공주 출신이라는 점에서 심대평 총리 무산 논란을 일거에 잠재우는 효과도 예상된다. 정운찬 카드는 이 대통령의 부족한 충청권 기반을 보충하면서도 충청도를 위한 '정치적 거래'라는 인상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 내에서 충청권의 지지도가 독보적인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하는 의미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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