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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는 진행 중…다시 관 들고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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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는 진행 중…다시 관 들고 나서겠다"

[현장] 용산 참사 반년 범국민추모대회

"여기 사람이 살고 있다고, 살고 있었다고…. 분노였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그렇게 겨울에서 봄에서 여름으로 시간은 흘렀지만 이곳은 아직 겨울입니다. 장례도 치르지 못한 6개월.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도 없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이라 생각하고 싸우겠습니다."

20일 저녁 서울 용산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 앞. 지난 6개월간 용산 참사 유가족들이 겪었던 일들이 고스란히 기록된 영상이 용산 참사 현장인 이곳에서 상영됐다.

참사 반년, 겨울에서 여름으로 시간은 흘렀지만 용산 참사는 전혀 해결의 기미가 없다. 이날 '장례식도 치루지 못한 반년 범국민추모대회'에 참여한 2000여 명의 시민들은 "지금이라도 이명박은 유족 앞에 사죄하고 용산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번주 내로 다시 천구식을 강행하겠다"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 조희주 공동대표는 반년간 장례식을 못한 것을 두고 "역사상 이런 사례가 있었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유족이 시신도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윤리마저 저버리는 이 패륜 정권을 용서할 수 없다"며 "더이상 국민의 존엄과 생명을 지키는 정부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오늘 경찰의 방해로 천구식은 무산됐지만 고인들의 영안실을 서울광장으로 옮긴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다시 천구식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고 이상림 씨의 딸 이현선 씨도 "변한 게 없다"고 분노했다. 그는 "참사가 일어난 1월 20일에 했던 말과 오늘 했던 말이 똑같았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영안실로 향하는 나를 막는 경찰에게 '내 아버지를 돌려달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역시나 요지부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투쟁의 '투'자도 몰랐던 유족들은 이젠 투사가 됐다"며 "그런 부모님을 멀리서 쳐다보는 자식의 마음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곳 남일당 건물에 오면 아직도 아버지가 내게 건냈던 따뜻한 말들이 떠오른다"고 눈물을 닦았다.

▲ '장례식도 치루지 못한 반년 범국민추모대회'가 20일 용산 참사 현장에서 열렸다. ⓒ통일뉴스

"반년이라는 시간은 끔찍한 참사를 그대로 유지한 시간이었다"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은 6개월 동안 용산 참사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쥐망나니'로 비유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예로부터 사람을 때려죽이는 사람을 망나니, 부모님을 때려죽이는 사람을 개망나니라고 칭했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한 놈을 쥐망나니로 칭했다. 쥐들의 특징은 닭이 잠잘 때 닭의 항문을 갉아 먹는다는 점이다. 항문에 신경이 없는 닭은 쥐가 자신의 항문을 갉아 먹는지도 모르다가 한참 후, 항문이 없어져 그 곳으로 내장이 나와 죽고 만다. 이런 짓을 하는 '재수 옴붙은 놈'을 두고 쥐망나니라고 그랬다."

그는 "이명박은 사람도 약올려 죽이니 쥐망나니와 닮았다"며 "살려달라고 망루 위에 올라갔지만 그런 그들을 참혹하게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쥐망나니들은 예로부터 사람 사는 마을에서 내쫓았다"며 "쥐망나니인 그를 몰아낼 때야 용산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산 참사 현장에서 100일 넘게 미사를 진행하고 있는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이강서 위원장은 "반년간 이 나라, 이 정부가 보여준 것은 피도 눈물도 없고, 관심도 예의도 없다는 것"이라며 "반년이라는 시간은 끔찍한 참사를 그대로 유지한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용산 참사는 정부엔 씻을 수 없는 실책이 되었고 시민들에겐 우리 시대, 사회, 역사의 중차대한 역사가 되었다"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용산 참사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강서 신부는 "용산 참사는 정부엔 씻을 수 없는 실책이 되었고 시민들에겐 우리 시대, 사회, 역사의 중차대한 역사가 되었다"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용산 참사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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