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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하이스코, 인권위원회 면담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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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하이스코, 인권위원회 면담도 거부

농성노동자들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려

경찰에 의한 강제진압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현대하이스코의 전남 순천공장 일대는 숨막히는 긴장의 연속이다. 지난 24일 이 회사 하청 노동자 61명이 공장 내 21m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가 점거농성에 돌입한지 9일째 접어들었지만 사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기 전에 순천시와 순천시의회,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중재에 나섰지만 별 효과 없이 중단된 상태이고, 국가인권위원회도 현장방문을 했지만 사측이 면담을 거부함에 따라 이럴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권위도 면담 거부 당해...잇딴 면담 거부, "사태를 풀 의지가 있기는 한가?"**

크레인 농성이 9일째 접어든 가운데 지역 관계기관이 중재에 잇따라 나서고 있지만 사측의 면담 거부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31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도 현지를 방문해 사태 해결에 나섰다. 하지만 사측이 면담 거부해 인권위는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지역사무소는 31일 오후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을 전격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이날 오전 노동계가 사측이 비정규 노조원을 상대로 여러 형태로 인권침해를 했다고 진정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정강 인권위 광주사무소 소장과 조사관 2명은 이날 오후 2시 현장에 도착해 사측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사측은 별다른 이유 없이 거부해 면담을 무산됐다.

이날 현장방문에 나섰던 이시현 조사관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사태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사측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거부한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정문 앞에서 가로막혀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관은 "사측과 경찰측에 최소한의 식수공급이라도 하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지속적으로 사측에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측의 이날 면담 거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지역사회, 관계기관 등 '제3자'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인권위의 면담요청에 앞서 순천시장, 순천시의회 의원 등의 면담요청도 모두 거부했다.

지난 28일 조충훈 순천시장은 시의원, 기관단체장 등을 대동하고 순천공장 정문 앞까지 왔지만, 사측의 면담거부로 정문도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날 조 시장은 "시장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다니 말도 안 된다"며 "사측이 사태해결 의지가 없는 것으로 봐도 되냐"고 호통을 쳤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순천시장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던 순천시 고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면담거부는 물론 정문출입도 제지당하자 조 시장이 매우 불쾌해했다"며 "특히 사측이 고용한 용역경비대에 대해 많이 역정을 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배고픔, 추위와 씨름…허준영 경찰청장 현장점검 나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농성에 들어간 현대하이스코 비정규노동자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측이 식수와 음식물 반입을 막고 있어 이들의 고통을 더하고 있다.

장철희 현대 하이스코 노조 교육선전부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농성에 돌입할 때 가지고 올라간 식수와 음식물이 다 떨어져 배고픔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며 "또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농성자의 옷가지가 다 젖어 밤에는 추위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장은 이어 "추위와 배고픔과 함께 정신적 스트레스로 농성자들이 탈진 지경에 놓여있다"며 "특히 경찰병력이 밤에 수시로 농성장 주위에서 서성거려 잠도 제대로 못 자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역 시민단체와 종교단체에서 음식물 반입을 계속 시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사측이 차단하고 있어 인권 탄압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민중연대의 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지난 29일 식수와 빵 등 최소한의 음식물을 반입하려 했지만, 사측이 일언지하에 거부했다"며 "노사대립은 노사대립이고, 사람을 죽여서야 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허준영 경찰청장이 이날 저녁에 현장점검에 나설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경찰력 투입을 공언하고 있는 경찰측이 허 청장의 현장점검 결과에 따라 공권력 투입시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일대는 더욱 더 긴장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측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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