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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개악'할 거라면 차라리 그냥 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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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개악'할 거라면 차라리 그냥 둬라"

노동계 한목소리 국회 '압박'…민주노총 "상정 시 총파업"

비정규직법의 2년 사용 기간 제한 규정이 효력을 발휘하는 7월 1일을 하루 앞두고 국회가 비정규직법 최종 담판을 시도 중인 가운데 노동계가 한 목소리로 개악을 경고하고 나섰다. 5인 연석회의를 통해 합의 도출에 실패한 3당이 정치권의 담판으로 비정규직법을 처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민주노총은 30일 "비정규직법의 시행 유예를 골자로 한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즉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26일부터 국회 앞에서 노숙 철야 농성을 해 온 한국노총 비정규연대회의도 "정치권은 '현행 법 그대로 시행되도록 제발 가만히 있어 달라'는 우리의 요구를 짓밟지 마라"고 경고했다.

"정치권은 그릇된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양대 노총은 7월을 앞두고 급격하게 떠오른 비정규직법 개정 논란에 적극 개입해 왔다. 한국노총은 물론이고 사회적 대화에 부정적인 행보를 보여 온 민주노총도 정치권이 먼저 제안한 5인 연석회의에 적극 참여했던 것이 그 사례다.

그러나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여야 3당이 모두 '법 시행 유예'로 가닥을 잡아가자 양대 노총이 한 목소리로 "유예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섰다. 끝내 지난 29일 5인 연석회의는 아무런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민주노총은 "정치권은 '유예' 입장만 반복하다가 법 시행을 앞둔 소중한 일주일을 낭비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도 "정치권은 대량 해고 운운하며 시행 유예가 불가피하다는 그릇된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맹비난했다.

▲ 유예를 전제로 한 5인 연석회의 논의 과정에 대해 양대 노총은 공히 "본질적 쟁점에서 벗어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유예해놓고 정규직화 지원금 붙인다? 말장난"

유예를 전제로 한 5인 연석회의 논의 과정을 놓고 양대 노총은 공히 "본질적 쟁점에서 벗어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제대로 된 법 시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자'는 미봉책만 얘기하고 있다"(한국노총)는 것.

시행 유예를 전제로 한 정규직화 지원금 확충이나 한나라당이 내놓은 '300인 미만 사업장 유예안' 역시 "말장난에 불과하며 모순된 내용"(민주노총)이라는 입장이다. '2년 후 정규직 전환 규정'이 '1년 11개월 해고'로 나타날 수 있다는 법의 문제점은 이미 2년 전부터 충분히 예고됐던 것임에도 그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 무엇을 했냐는 것이다.

한국노총이 "정치권과 정부는 철부지 초등학생처럼 (법 제도의 미비점 보완이라는) 방학숙제를 미워오다 개학을 코 앞에 두고서야 밀린 숙제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맹비난한 것도 그래서다.

민주노총도 "대체 정치권이 유예를 대안으로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비정규직의 고통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 자당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냐, 아니면 자신들이 만든 잘못된 법이 불러올 재앙을 그저 몇 년이라도 미뤄 책임을 덜고자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일단 유예시켜 놓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표를 자기 당에 유리하게 모아보려는 당리당략으로 그냥 시행하면 될 비정규직법을 굳이 새롭게 쟁점으로 만든 것"이라고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주노총 "비정규법 날치기 통과? MB 정권의 근간을 뒤흔들 것"

국회 논의가 여전히 안개 속이지만, 양대 노총은 공히 "정치권이 밀어붙일 경우 강력한 투쟁"을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당장 구체적인 투쟁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민주노총은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법, 미디어법 처리를 막기 위한 총파업은 제조업과 사무직, 공공 부문과 민간 서비스 등 산업과 업종을 불문하고 진행될 것"이라며 "지난 97년 노동법 날치기가 김영삼 정권의 정치적 생명을 끊어놓았듯이, 비정규직법 날치기는 이명박 정권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런 엄포에도 실제 총파업 동력은 별로 없다. 금속노조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참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초 29일 4시간 파업에 이어 7월 1일 전면 총파업을 할 예정이었던 금속노조는 1일 4시간 파업으로 입장을 바꿨다. 플랜트노조가 파업을 준비 중이고, 부산지하철노조가 파업 중이지만 그 외에 딱히 가능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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