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방용석 근보복지공단 이사장이 30일 국정감사장에서 '하이텍 사건'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하이텍 사건'은 구로 디지털산업단지에 있는 중소기업 '하이텍알씨디코리아'의 노동자 8명이 사측의 감시와 차별로 인해 '우울증을 동반한 적응장애'가 발병했다며 공단측에 산재요양 신청을 했으나 거부된 것을 말한다.
이날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단병호 의원은 하이텍 노동자들의 산재요양 신청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기각 판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단 의원은 "공단이 밝힌 기각의 사유가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며 "노조원들을 별도의 조립라인에 배치하고 일상적으로 집단 따돌림을 했을 뿐 아니라 CCTV로 감시한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니냐"며 방용석 이사장을 추궁했다.
이에 방용석 이사장은 "전문적인 의학적 소견이 없는 이사장으로서 공단의 판정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한발 뺀 뒤 "공단은 1, 2 차 심사에서 각각 전문의사 5, 6명의 소견을 바탕으로 기각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공단이 기각의 사유로 밝힌 '의학적 소견'은 △집단적 노사관계에서 발병했으며 업무와 발병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점과 △치료를 요할 정도로 발병이 심각하지 않다는 점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한편 방용석 이사장은 노동계가 공단의 기각 결정에 반발해 공단 앞에서 장기간 노숙농성을 하고 있음을 의식한 듯 "하이텍 사건의 진행과정을 날짜별로 기록한 별도의 (개인)수첩을 갖고 있다"며 하이텍 사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드러냈다.
노동계는 하이텍 사건에 대한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40여 일간 단식을 비롯한 강경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노동계는 특히 이날에는 공단 앞에서 오전 8시부터 하루종일 '500인 동조 단식단 출범'을 알리는 문화제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국감일정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러 나가던 방용석 이사장은 단병호 의원이 노동계의 공단 앞 단식농성을 언급하자 "객관적 근거 없이 호소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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