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아침 김해 봉하마을 뒷산에서 투신하기 직전 상황이 구체적으로 재구성됐다. 노 전 대통령은 사저를 나서기 전 23분 동안 유서를 작성했고, 곧바로 등산길에 올라 투신 장소로 향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지방경찰청은 24일 오전 노 전 대통령 서거 경위 수사와 관련한 2차 브리핑을 갖고,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하기 직전 상황을 발표했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5시 21분 문서 파일을 열었고, 5분쯤 뒤 1차 저장한 뒤 5시 44분 문서 파일을 최종 저장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유서가 저장된 시간대에 사저를 출입한 외부인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노 전 대통령이 유서를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서는 사저를 지키는 박 모 비서관이 이날 오후 1시쯤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한 "14줄의 유서를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했다"고 말해 일각에서 제기된 유서 조작설을 부인했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 작성을 마친 뒤 곧바로 인터폰으로 경호팀에 '산책 나갈게요'라고 연락했고, 5시50분쯤 이 모 경호과장을 만나 봉하마을 뒷산으로 출발해 6시20분쯤 투신 장소인 부엉이바위에 도착했다.
노 전 대통령은 바위에서 20분쯤 쉬다가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라고 해 이 과장의 시선을 돌렸고, 그 틈을 타 투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설명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평소 봉하마을 인근이나 산행을 했으나 부엉이바위 코스로 산행을 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 과장은 "투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뛰어 내리는 뒷모습을 목격했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손 쓸 틈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유족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이 당황하고 있고 여건이 안돼서 조사를 못했는데 변사 사건이라서 유족 조서가 필요하고 사망과 관련해 의문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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