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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건희 등 'X파일' 당사자 20여명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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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건희 등 'X파일' 당사자 20여명 고발

"배임횡령-뇌물죄 적용가능" 주장

참여연대가 'MBC X파일' 보도를 근거로 당사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정·관·언·검 계통의 인사 20여명을 25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도 이번 사태에 대해 '진상규명' 차원에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검찰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안기부 불법도청 의혹 밝혀야"**

참여연대는 25일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력과 재벌, 언론사주의 불법행위에 대해 비판하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가지 범주로 나눠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먼저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참여연대는 "안기부는 별도의 도청팀을 구성해 94년부터 98년까지 매우 광범위한 불법도청을 자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명백한 국가공권력 남용이며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과거의 국정원에 의해 이뤄졌던 불법과 인권유린 행위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이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국정원의 과거청산 차원에서 안기부(국정원 전신) 불법도청팀의 실체와 불법행위 일체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에 금품수수 여-야 정치인에 '특가법상 뇌물죄' 적용 가능**

참여연대는 삼성그룹측으로부터 수천~수억 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여·야 정치인에 대한 엄정한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삼성그룹은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 대선후보에 대해 집중적인 자금지원을 했으며 규모는 최소한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러한 불법적 자금제공의 배경이 삼성그룹의 기아차 인수에 대해 이회창 후보와 신한국당의 지원을 염두해 이뤄진 것으로 보여 대가성 있는 뇌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즉 정치자금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삼성그룹이 정치자금 명목으로 이회창 전 신한국당 대표등 여·야 정치인에게 거액을 주었더라도 대가성 있는 뇌물일 수 있는 만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삼성에 돈받은 전현직 검찰간부도 조사해야**

또한 참여연대는 삼성그룹측으로부터 거액의 불법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검찰 핵심 간부에 대한 검찰 수사도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삼성그룹은 97년 9월 추석을 앞두고 전직 법무장관과 전 법무차관 등 전·현직 고위 검찰간부에게 상당한 액수의 불법자금을 제공하기로 모의했다"며 "특히 삼성그룹의 검찰간부에 대한 금품제공을 통한 관리는 매우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져온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건희 회장이 지난 96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사법처리되면서 검찰을 조직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에 따라 이번 비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삼성그룹이 불법대선자금사건 등 비리사건에 연루되면서도 왜 수사나 사법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따라서 검찰은 당시부터 지금까지 삼성그룹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아 왔던 검사들이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고, 이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삿돈 빼돌려 로비했나?"**

참여연대는 끝으로 홍석현 전 중앙일보 사장, 이학수 전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착수를 강조했다. 나아가 이들이 불법자금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여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홍석현, 이학수, 이건희 등이 뇌물공여 등 범죄행위와 함께 과연 이러한 자금을 어떻게 조성했는지, 조성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리는 등 배임횡령죄를 저질렀는지 여부도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 사회의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인 삼성그룹의 핵심인사들과 제 식구라고 할 수 있는 전·현직 검찰 간부들에 대해 과연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만큼은 제발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홍석현 전 중앙일보 사장 등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 20여명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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