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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평채 30억불 발행…"지나친 의미 부여는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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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평채 30억불 발행…"지나친 의미 부여는 곤란"

"이머징마켓에 대한 시선 변화…하지만 조달 금리 여전히 비정상"

정부가 3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민간의 외화자금 조달 지표(벤치마크)를 세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9일 기획재정부는 "(오늘) 오전 1시, 30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또 금년도 발행한도(60억 달러) 내에서 추가 발행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2월 26일 외화유입대책을 발표하면서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외평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발행한 외평채는 5년 만기 달러표시 채권 15억 달러와 10년 만기 15억 달러 두 종류다. 가산금리는 각각 미 국채금리에 400bp(1bp=0.01%p), 437.5bp다. 이에 따라 발행금리는 5년 물의 경우 5.864%, 10년 물은 7.260%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고금리수익과 향후 원화강세가 추가 진행될 경우 환차익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난해 가을 발행 시도했던 금리수준보다 높다. 지난해 9월 중순 정부는 외평채 발행을 시도했으나 조달금리가 예상보다 높고 시장상황도 나빠 발행을 포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요구한 가산금리 수준은 200bp 중반대였다.

지난해보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더 높아졌음에도 정부는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2~3단계 높은 아부다비 정부채와 동일한 수준이다. 산업은행(가산금리 675bp), 수출입은행(678bp, 이상 5년 물), 하나은행 정부 보증채(3년물+535bp)보다 대폭 낮은 금리"라고 강조했다.

또 "주문규모가 발행예정 금액(10~20억 달러)의 4배인 8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한국경제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확인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비싼 금리를 주고 외평채를 발행했음에도 정부가 이처럼 이번 발행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시장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는 낮은 수준의 가산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이었고 지금은 지속되던 글로벌 신용경색이 완화되는 분위기"라며 "타이밍상으로는 지금이 적기였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9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프레시안

이번 외평채 발행이 가지는 의미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향후 민간의 외화자금 기준지표가 확인됐다는 점과 외국인의 이머징마켓 투자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박 연구위원은 "결국 외화자금조달 시장에서 정부가 할 일은 민간의 자금조달 지표를 마련해주는 것과 외환시장 안정이다. 이번 발행으로 자금조달 기준이 마련돼 외국인 투자자의 불안감을 덜어줬고 이에 따라 외화자금 유입의 변동성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여전히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상황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외국인의 이머징 마켓에 대한 시선이 보다 호의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은 증명됐다"며 "외국인이 이머징 마켓 비중을 높여간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전성은 높지만 제로금리 수준까지 떨어진 선진국 시장 대신 수익성이 높은 이머징 마켓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외평채 발행 성공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신 연구위원은 "아직 신용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경기가 정상적일 때에 비하면 지금 조달금리 수준은 비정상적인 게 맞다"며 "여전히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사정은 빡빡하고 해외 경기 악재도 사라진 것이 아니다.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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