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떤 경우에도 당이 깨지거나 분열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국민이 실망하고 당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이 공천을 못 받더라도 무소속 출마 등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전 장관은 부인 민혜경 씨와 함께 24일 오전 서울 동교동의 김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50여 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지원 의원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장관은 미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전주 덕진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고, 김 전 대통령은 "당이 현 정부의 역주행에 어렵게 맞서고 있는 만큼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 민주당이 입법투쟁을 통해 존재감을 가졌는데 이제부터라도 당이 잘 돼야 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에 대해서는 찬성, 반대의 아무런 의견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무소속 출마니 분당이니 하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며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늘 저녁 정세균 대표를 만나 잘 협력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정 전 장관이 양보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고, 정 전 장관 측에서는 전주 덕진에 정 전 장관을 공천하면 해결될 일이라는 반응이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이날 저녁 정세균 대표와 회동을 가진 뒤 25~26일 김원기 전 국회의장, 조세형 고문 등 당 원로들을 연속해 만나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할 계획이다.
정세균 대표는 정 전 장관에게 '통 큰 결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출마 하지 않는 대신 재보선 선대위원장을 맡고 10월 재보선 공천 제의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은 여전히 전주 덕진 출마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의견 접근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