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만찬회동을 열 예정인 가운데 정 전 장관과 당 지도부 사이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정 전 장관은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지도부를 공격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YTN FM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나도 선당후사의 원칙을 갖고 정치를 해왔고 또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당원의 의사를 받들고 당원들에게 희망과 힘을 보태주는 것이 당에 이로운 선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출마에 대해 당 지도부의 결정이 아닌 당원들에게 뜻을 묻자는 것으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출마 찬성 여론이 높게 나온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전 장관은 "(정세균 대표와) 이런 점에서 충분히 대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진 '10월 재보선 출마 제안설'에 대해서는 "10월에는 되고 4월에는 안 되고, 또는 4월에는 되고 10월에는 안 되고, 그것은 원칙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고위원들도 정동영이 원내에 있고 함께 한다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또 "2004년 미국 대선에서 실패한 존 케리 의원이 다시 의원직을 갖고 상원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미국 민주당의 무게감을 느꼈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2008년) 패배했지만 공화당원들은 그에게 당의 중심에 서서 오바마 정부를 견제하는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며 출마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의 생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같은 시각 송영길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민석, 안희정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에 공천도 배제됐으나 그 결정에 승복하고 당에 충성을 해서 다시 최고위원으로 당선이 됐고, 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당을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이날 정세균 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동교동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김 전 대통령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뜩이나 약한 야당인 만큼 누구를 공천하든 안 하든 당이 깨지지 말아야 한다"고 중립적 입장을 담은 충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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