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2차 집단탈당 가시권?

제3지대 창당준비위 박차…지도부 "6월까진 안 돼"

열린우리당 정세균 지도부의 비상 대권 수임 기간이 종료되는 6월 14일이 다가오면서 당 안팎에서 원심력이 커져가고 있다. 당 지도부의 단속에도 14일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리라는 불안감은 시간이 갈수록 증폭되는 상황.

열린우리당 및 우리당을 탈당한 의원 20여 명은 27일 저녁 서울 인사동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현 당 지도부의 비상 대권 수임 기간이 종료되는 6월 14일을 전후해 '대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만간 집단 탈당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는 정대철 상임고문과 김덕규·문학진·강창일 의원 등 열린우리당 통합파 의원과 정동영 전 의장계의 박명광, 김현미 의원, 김근태 전 의장계인 우원식, 유승희 의원이 참석했다. 또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강래, 전병헌, 이종걸, 유선호 의원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후 중도개혁통합신당에 입당한 유필우 의원이 참여했다.

회동이 끝난 뒤 문학진 의원은 "정대철 고문이 대통합신당 창당준비위 결성 방안을 제시했고 참석자들이 이에 동의했다"며 "창당준비위원회에는 당적을 유지한 채로도 참여할 수 있고 탈당해서도 참여할 수 있다"고 논의 내용을 전했다.

문 의원은 "대통합신당 추진위가 대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제3지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대통합신당 추진위에는 민주당과 시민사회세력 등 기존에 모색했던 통합주체들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탈당 시점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최대한 세를 규합해 탈당하자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6월 14일까지 상황을 보고 하자는 의견과 그 이전부터 단계적으로 하자는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탈당파인 이강래, 전병헌 의원 등이 "6월 14일까지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속히 탈당해서 제3지대의 볼륨을 키워야 물꼬를 틀 수 있다"며 조속한 탈당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8일부터 지속적으로 만나 구체적인 탈당 시기와 대통합신당 추진위 구성 방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장영달 "6월까지는 탈당 자유 없다"

이러한 집단 탈당 움직임에 대해 정세균 의장은 28일 "과거 우리당을 떠난 분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대통합을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참고해야 할 것"이라며 "대통합을 하기 위한 큰 결심을 했으나 반대로 분열을 초래하는 소통합에 머물러 대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잘 참작해야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정치인이든 대통합에 도움이 되는 역할이라면 격려하고 싶지만 혹시 대통합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거나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하는 상황이라면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6월 국회의 중요성을 충분히 감안할 때 6월 국회에는 탈당할 자유는 없다"며 "대통합 문제는 당 의장을 중심으로 책임 있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되고 있는 만큼 당론에 따라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고 당이 분열해서 6월 국회가 망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