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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빠진 민주노총 '투쟁 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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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빠진 민주노총 '투쟁 출정식'

1천명 목표 집회에 불과 4백명 모여

무더운 날씨 때문이었을까? 14일 오후 국회 앞 민주노총 집회는 시종일관 무기력했다. 이날 집회 공식 명칭은 '비정규권리보장 입법쟁취를 위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로 6월 임시국회 개원을 맞아 민주노총이 대외적으로 비정규 관련법안 투쟁의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이었다.

비정규 관련법안 6월 처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민주노총의 출정식인만큼 취재 기자들도 여느 집회와 달리 적지 않은 수가 현장에 나왔다. 이런 취재 열기와 달리 정작 집회 주최측은 '출정식'이란 표현에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집회 시작시간은 오후 2시. 현장에는 방송차량과 각 단위의 몇 개 깃발만 집회 장소에 자리잡고 있었다. '코리안 타임' 이라고 백 번 양보해 생각하더라도 제 시각에 맞춰 현장에 도착한 인원이 20여명에 불과한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집회는 30분 늦은 오후 2시30분경에 시작됐다. 집회 프로그램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개회선언->민중의례->발언->문화공연->정리발언->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대표자 발언들도 '식상하다'고 할 정도로 천편일률적이었다. 울림이 없는 발언은 계속됐고, 자동반사적인 박수만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는 공공연맹, 보건의료노조, 여성연맹 소속 조합원 4백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산하 18개 연맹 중 불과 세 개연맹만이 이날 '출정식'에 참여한 것이다. 민주노총이 당초 수도권 간부 1천여명이 이날 출정식에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한 간부는 "6월 법안 처리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6월달 비정규 사업들은 각 단위가 충실히 해 나가야 한다"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한 달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말한 바 있다. 비정규 법안 처리를 올해 하반기로 암묵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타 간부들에 대한 우려의 표현이었다.

민주노총이 밝힌 이날 집회 기조는 ▲투쟁동력 구축 및 사회적 여론조성 ▲대 정부, 국회 대응 압박투쟁 강화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사회각계 각층의 결의를 결집 세 가지다. 과연 이날 '출정식'이 이날 집회 기조를 조금이라도 달성된 자리였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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