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괴문서' 출현으로 노사가 진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노동조합 홈페이지 신문고란에 '단계별 주요 Activity 및 준비사항 일정'이란 제하의 두 장의 문서는 전 직원 일괄 정리해고 후 연봉제 전환이란 파격적 내용을 담고 있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괴문서, 전 직원 정리해고 -> 재입사 -> 연봉제 전환**
'괴문서'에는 담당 부서, 실천내용, 시간 계획 등이 매우 상세히 기술돼 있다.
예컨대 임금체계 개편 및 퇴직후 재입사 관련 논리 개발 항목에서는 임금체계 개편 타당성 논리 개발 및 퇴직 후 재입사 설득논리 개발을 지난 3일까지 완료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한 연봉제 전환 과정에서 노조측이 제기할 수 있는 '부당노동행위' 여부에 대해 사전 변호사 검토 의견을 요청하는가 하면, 연봉제 적용 불가피성을 알리기 위한 사장 담화문 발표 시점(6월15일)까지 못 박고 있다.
이 문건에 따라 사측이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이번 하반기부터 전 직원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재입사 과정을 거쳐 연봉제로 전환되게 된다. 연봉제는 기본적으로 1년단위로 개별 노동자와 사용자가 연봉계약을 하는 만큼 '1년 계약직'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노조, "괴문서 진실성 99% 확신" "전 직원을 비정규직화할 생각인가"**
노조는 일단 이번 '괴문서'가 상당히 구체적이라는 점을 들어 허위 문서가 아닐 것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흥국생명 노조 한 관계자는 8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괴문서 진위에 대해 "노조는 99% 확신하고 있다"며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던 연봉제 전환과 정리해고가 이번 문건 폭로로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전 사회가 우려하는 상황에서 전 직원을 비정규직화시킨다는 사측의 계획은 '만행'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노조는 괴문서 진실성에 확신을 갖고 구체적 대응 마련에 부심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조직을 비상대책위원회 형태로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전 직원의 비정규직화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사회 공론화작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 "괴문서, 회사와 전혀 상관없다", 연봉제 전환 계획도 없어**
한편 사측은 이번 '괴문서'과 관련한 노조측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사측은 최근 괴문서에 대해 노조측에 사측과 어떤 관련성도 없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측 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괴문서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다소 당황스러웠다"며 "하지만 사측 내부 문건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확인 결과 사실무근이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연봉제 전환 계획과 관련, "괴문서는 기본적으로 연봉제 전환을 전제하고 있는데, 연봉제 도입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사측은 괴문서 자체에 대한 관련성 부인과 더불어 연봉제 전환 계획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편 흥국생명은 연봉제 전환과 별개로 임금체계 개편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흥국생명의 임금체계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호봉제와 성과에 따라 임금지급에 차등을 두는 차등성과급제로 이원화돼 있는데, 이를 차등성과급제로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측 관계자는 "임금체계가 이원화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부작용 해소 등을 위해 노조와 협의과정을 거쳐 차등성과급제로 임금체계를 일원화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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