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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코노미스트> 본사 방문 항의할 것"

재정부-외신 신경전 폭발…사상 초유의 사태

한국 정부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본사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이 신문이 한국의 위기상황을 설명한 통계자료를 둔 양자의 신경전이 극히 이례적인 사태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8일 기획재정부는 보도해명자료를 내고 "내주 중 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함께 <이코노미스트> 본사를 방문해 (정부측 입장을) 재차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과 김윤경 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이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초강경 대응에 나서게 된 이유는 지난 달 26일 <이코노미스트>가 'Domino Theory'라는 기사에서 한국을 신흥시장(이머징 마켓) 중 경제위기에 세 번째로 취약한 나라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단기외채 비율은 외환보유고 감소에 따라 올해 안에 100%를 넘어설 것(전망치 102%)이며 예금자산 대비 대출자산의 비율(예대율)은 130%로 전망돼 자금상환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을 남아프리카공화국, 헝가리에 이어 가장 경제 사정이 취약한 국가로 분류했다.

이와 같은 기사가 보도되자 재정부는 즉시 반박자료를 내고 <이코노미스트>가 인용한 통계가 한국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정부는 "외환보유액 대비 한국의 단기외채는 75% 수준이며 이마저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의 평균 예대율도 지난해 말 기준 118%며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일자에 실린 'Opinion Letters'에 정부측 반론을 게재하는 한편, 비슷한 분량으로 편집자 주석(editor's note)을 함께 실어 정부 반박을 재반박하고 나섰다.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액 대비 102%라는 단기외채 비율은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외채를 포함한 유동외채 개념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96%였으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예대율과 관련해서도 "은행권 예대율을 산정하면서 모든 상업은행과 특수은행을 포함했고 양도성예금증서(CD)는 제외했다"며 "이는 모든 국가에 대해 똑같이 적용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밝힌 은행권 예대율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136%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자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재정부는 <이코노미스트> 본사 방문에 앞서 다시 한 번 해명자료를 내 "처음 <이코노미스트>가 인용한 HSBC 원본 리서치보고서의 한국 외채 인용 수치는 유동외채가 아닌 단기외채 수치며 국제기준 상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 비율이 100%를 초과하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을 직접 본사를 방문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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