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한일병합 100주년' 발언 구설

역사인식의 발로? 전달 과정상 해프닝?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한일병합 100주년' 관련 발언이 구설수에 올랐다.

논란은 이 의원이 11일 오전 시내 한 호텔에서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은 한일병합 100주년이 되는 해로 한국에서 역사재조명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한 발언이 박정호 한일의원연맹 사무총장의 전언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한일 양국간 불행했던 과거사의 겸허한 반성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함께 노력해나가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송두영 부대변인은 12일 논평을 내고 "한일병합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국권을 상실한 치욕의 역사"라며 "우리나라의 통치권을 완전히, 영구히 일제에 양여할 것을 규정했던 한일병합을 어떻게 재조명하자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그는 "일제의 시각으로 한일병합을 재조명한다면 이상득 의원은 '제2의 이완용'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 형제의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시각이 의심스럽다"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곧 이어 송 부대변인의 논평을 같은 당 소속인 이낙연 의원이 부인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자격으로 이상득 의원의 발언이 나온 자리에 배석했다.

이낙연 의원은 "이상득 의원은 전문성을 갖춘 보좌진이 써준 말씀 자료를 가지고 말하기 때문에 실언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이상득 의원의 발언을 정정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상득 의원은 당시 "내년은 한일 병합 100년이 되는 해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 한일 신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한일 관계가 어려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올 한해 잘 대비해 의미 있는 일을 하자. 갈등의 소지가 있는 일은 예방 또는 억제하는 일을 하자"고 말했다는 것. 이 의원은 "이 말은 일본에 망언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 "역사 재조명이라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그걸 과장되게 논평한 것도 봤지만 이것은 지나친 반응이다. 부대변인에게도 그런 말을 전했다"고 진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