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출마설'에 민주당 내홍 조짐

이종걸 "정동영은 개혁적 정치인…공천심사 배제 안 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월 재보선 출마설이 민주당 내홍의 싹이 될 조짐이다.

당내 비주류 연합인 '민주연대'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은 3일 "대선이나 총선에 출마한 경력만으로 구시대적인 인물로 폄하돼 출마 자체가 봉쇄되는 것은 민주적 개혁공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사실상 정 전 장관의 출마에 힘을 보탰다.

이 의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정 전 장관만큼 당내에서 개혁적이고 희생적인 정치인은 드물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무자비한 난폭 정치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정동영, 손학규, 김근태 등 경륜이 넘치는 분들의 적극적 동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어느 누구보다 당의 입장과 대의명분을 우선시한 그에게 또 하나의 굴레를 씌워서는 안 된다"며 "당 일각에서 공천심사 자체를 배제하려는 비민주적 행태는 자제해야 한다. 당의 통합을 위해서는 당파주의적 밀실논의를 삼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뺄셈정치가 아니라 덧셈정치, 곱셈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 전 장관의 출마를 비롯한 후보선정 문제의 공론화를 촉구했다.

이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정 전 의장의 정치일선 복귀 시 정세균 대표 체제와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정동영 불가론'이 당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근태 전 의원계가 다수인 민주연대에 정동영 전 장관 계열도 일부 포함돼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세균 체제와 크고 작은 불협화음을 빚어 온 당내 비주류가 재보선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정세균 대표 측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 의원이 개혁공천의 결과로 "미래지향적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고 주문한 대목은 '정동영 출마설'을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접하는 여론의 시각에 얼마나 부합할지는 미지수다.

또한 이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정 전 장관과 맞붙어 이긴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을 겨냥해 "용산 참사의 원인이 되었던 뉴타운 정책 관련 거짓말 공약으로 재판에 회부돼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으나, 당시 정동영 후보도 뉴타운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