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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운명의 날'은 2009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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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운명의 날'은 2009년 봄?

미네르바, 박경철, 삼성증권, MB… 일치된 '예언'

심상치 않다. '9월 위기설'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9월 위기설'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에 대한 시장의 과민 반응이었다면 최근 제기되고 있는 '2009년 2-3월 위기설'은 그 뿌리가 훨씬 깊다.

짧게 잡아도 첫 번째 위기설이 발발한 9월부터 지난 3개월간 위기를 불러온 '요인'들은 제거되기 보다는 오히려 심화됐다.

이명박 정부는 시장의 경고를 무시하고 건설업 부양, 감세, 규제완화 등 '독자노선'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견위수명(見危授命)이라는 말처럼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목숨을 던질 자세로 일하겠다"며 거듭 '마이웨이'를 선언하기도 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경제팀 교체 요구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또 "4대 강 정비사업이면 어떻고, 운하면 어떠냐"며 "그런 것(정치권의 논란)에 휘둘리지 말고 예산이 잡혀 있다면 빨리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경기부양 차원에서 '한반도대운하' 카드를 다시 꺼내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출, 고용, 소비 등 경제지표들은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도 급감해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3% 감소했다. 미국의 IT 붕괴 조짐을 보이던 2001년 12월(20.4%)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한국 최대 수출국인 중국 수출이 28%가까이 줄어드는 등 세계 경제 침체로 수출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11월 제조업지수가 36.2로 26년 6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에도 경기침체 국면이 해소될 전망은 희박하다. 수출로 버텨온 한국 경제가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내년 2-3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일치된 예언이 '9월 위기설'과 다르게 다가온다. 지난 몇 달간 만연된 위기설로 충격은 크지 않지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공포는 훨씬 커졌다.

미네르바, 박경철, 삼성증권에 이어 MB도

'내년 2-3월 위기설'의 근거는 '9월 위기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시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가 한꺼번에 몰려 있는데,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만기 연장이 안 될 경우 외환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3월이 일본은행들의 결산기라는 점에서 지난 몇년간 엔저와 낮은 금리로 급증했던 엔화 대출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내년 2-3월 위기설'이 언론에 처음 보도된 것은 '인터넷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네르바' 때문이다. 미네르바는 <신동아> 12월호 기고를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을 맞이하는 정부의 대응기조가 현재처럼 이어진다면 내년 3월 이전에 파국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골의사'로 유명한 경제평론가 박경철 씨도 지난달 29일 한 강연에서 "한국 경제의 최대 문제점은 부동산 거품과 가계 대출로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하지 않으면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한국경제의 최대 고비는 내년 2, 3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한국이 내년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한 삼성증권도 1일 보고서에서 "내년 3월 일본은행들의 결산기를 앞둔 자금회수 시기에 환율이 1500-1700원으로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일부 비관론자들의 불길한 예언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도 '내년 봄 위기설'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무역의 날 축사에서 "세계경제의 동반침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걱정거리"라며 "여러분도 이미 대비를 하고 있을 것으로 알지만 내년 상반기가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특별한 비상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들의 외채 만기가 계속 뇌관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지난 9월 이후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위기가 언제 현실화 되느냐는 시기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고 어렵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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