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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또 폭력충돌-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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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또 폭력충돌-무산

동지는 간 데 없고 욕설과 폭력만, 집행부 "일주일내 재소집"

15일 오후2시 개최 예정이던 민주노총 제35차 임시대의원대회가 개회도 못하고 좌초됐다. 대회 전부터 우려되던 강·온파간의 폭력충돌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일주일내 다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한다고 밝혔으나 민주노총의 단결성과 지명도는 잇따른 폭력사태로 치명적 타격을 입은 양상이다.

***대회 시작 전 부터 폭력 충돌 발생**

'시너'와 '칼'은 없었지만 폭력성은 지난달 1일 임시대의원대회 때보다 강했다. '동지'는 간 데 없고, 그 자리에 온갖 욕설과 주먹이 대신했다.

대의원대회 장소인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 장내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대회 개회 1시간 전부터 전노투(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 등 사회적 교섭에 반대하는 50여명의 조합원들과 불특정 동조 세력은 대회장 입구를 막아섰다.

2곳의 장내 출입구를 막아선 이들은 대회 개회를 위해 민주노총 집행부에서 조직한 '질서유지대'와의 격렬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밀고 밀리는 몸싸움이 지속되면서 일부 격해진 인원들 사이에서는 무차별적인 욕설은 물론 멱살잡이 행위가 수차례 목격됐다.

대부분의 집행부 임원들은 망연자실 한 채로 몸싸움을 지켜보고 있었으나, 일부 임원들은 훙분을 참지 못하고 멱살잡이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여성 조합원들은 남성들 몸싸움의 틈바구니에 끼여 쓰러지기도 했다. 바닥에는 안경과 휴대전화 등 개인물품이 떨어지고, 각 종 단체 명의의 유인물 수백장이 나뒹굴었다.

기자 카메라는 보다 극한 폭력행위를 좇아 연신 플래시를 터뜨렸고, 일각에서는 불의의 사고를 우려한 듯 상호 자제를 호소하며 자리에 앉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렇게 대회장 입구 앞에서 40여분간 폭력 충돌이 벌어졌다.

***단상은 점거당하고...**

대회 개회 예정시각 오후2시 무렵, 출입구 옆 비상로를 통해 20여명의 전노투 회원들이 장내에 진입했다. 이들은 곧장 단상 점거에 돌입했다. 대회장에는 인터넷 생중계를 위해 장비설치 중인 인터넷 신문 '민중의 소리' 관계자들과 소수의 민주노총 집행부 관계자만 있었을 뿐 텅 비어 있었다.

20여명의 전노투 회원들은 무주공산인 단상 위에서 연좌 농성에 들어가며 "사회적 합의 폐기하라", "총파업을 조직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단상 한 켠 구석에는 이석행 사무총장이 전노투 회원들의 위협속에 의지를 상실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오후 2시10분경 대회장 출입구가 열렸다. 대의원들과 전노투 회원들이 뒤섞여 물밀 듯이 대회장에 진입했다. 이 순간부터는 전노투와 집행부간의 대립이 아닌, 사회적 교섭에 대한 찬/반 입장을 기준으로 싸움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단상 점거 인원에게 내려가 줄것을 요청했으나, 이들은 아랑곳 없이 야유와 구호로 답변을 대신했다. 오히려 몇몇 전노투 회원은 구호와 연설을 통해 점거농성을 독려하기도 했다.

집행부가 조직한 '질서유지대'를 본격 투입됐다. 이들은 노란색 완장을 차고 점거농성대오를 와해시키려고 했으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단상 위와 장내에서는 연이어 '고성'이 터지고, 일각에서 "집행부가 폭력을 유발한다"는 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폭력 유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뒤엉켜 있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상호간 자제력을 잃기 시작했고, 폭력의 강도는 도를 높여갔다.

단상에서 뒤엉켜 떨어지고, 집단 구타도 곳곳에서 보였으며, 비명과 울분에 가득찬 목소리가 장내를 가득 메웠다. 한 켠에 물러선 이들의 표정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오후 2시 40분경 단상과 대회장은 사회적 교섭 반대세력들에 의해 완전히 장악됐다. 단상에는 소수의 질서유지대만 남았다.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은 중앙 집행부 임원들과 산별 연맹 위원장들을 긴급 소집해 현 사태에 대한 대응마련을 위해 자리를 떴다.

***집행부, "폭력세력에게 굴하지 않겠다"**

집행부가 자리를 뜨자 장내에서는 폭력행위는 잦아들었다. 회의장을 장악한 사회적 교섭 반대파들은 자신들 사업장의 투쟁 경과 보고등을 연이어 발언하며, 서로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언의 요지는 '현장에는 정권과 자본의 탄압이 극렬해지고 있고, 따라서 총파업으로 맞서야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20분남짓 시간이 흘렸을 때, 이석행 사무총장이 단상에 나타났다. 집행부가 긴급 논의한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이 총장의 모습 출연에 사회적 교섭 반대파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집행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집단 표현인 셈이다.

이 총장이 야유 속에 밝힌 집행부 방침은 ▲이날 대의원대회는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한다 ▲ 일주일내에 다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한다로 대별할 수 있었다.

이 총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 집행부는 일부의 폭력세력에게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장에 내려가 더욱 많이 조직해서 기필코 힘있는 대의원대회를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강 수석부위원장의 발언 이후에는 '환호'인지 '야유'인지 알 수 없는 함성이 길게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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