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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박근혜를 '특별관리'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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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박근혜를 '특별관리' 한다고?

[김종배의 it]<154>'특별관리'가 '특별재난' 부를 수도

청와대가 '특별관리' 한단다. 청와대 고위인사가 한나라당 내 유력 정치인들에게 국정운영 내용과 방향을 설명한 뒤 자문을 구하는 개별 채널을 열 계획이란다. 박근혜 이상득 김무성 이재오 정두언 강재섭 등 한나라당 내 유력 정치인 20여 명이 그 대상이란다. <동아일보>는 청와대가 이런 '주요 정치인 특별관리 방침'을 추진하려 한다고 전한다.
▲ 지난 5월의 이명박-박근혜 청와대 회동 모습. ⓒ청와대

셈법이 뭔지는 뻔하다. '특별관리'라는 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별히' 관리해야하는 사유가 있다. 박근혜계는 세력을 넓히고 있고 이재오계는 절치부심하며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방치되면, 어느 순간 임계점에 이르면 폭발한다. 한나라당 안에서 파열음이 나면서 국정을 뒷받침해야 하는 여당의 진용이 무너진다.

이런 '특별한' 사유가 '관리'의 내용을 규정한다. 진화와 제어다. 계파 갈등 조짐을 틀어막고 계파 갈등 명분을 차단하는 것이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 이재오계 핵심인물을 '관리'하면 움직이기 어렵다. 계파의 이해에 따라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전투 모드를 가다듬을 수가 없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 박근혜계 핵심인물을 '관리'하면 공격하기 어렵다. 박근혜계가 '여당 속의 야당'으로서 국정에 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계파적 이해를 국민 여론으로 포장하는 게 힘들어진다.

분명하다. '특별관리'의 목표는 친정체제 강화다. 한나라당 지도부를 제치고 청와대가 당을 직할하려는 시도다.

그래서 성공할 수 없다. 바로 이점 때문에 청와대의 '특별관리'는 성공할 수 없다.

이재오계는 몰라도 박근혜계가 쉬 받아들일 방침이 아니다.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는 판에 총독체제를 수용할 박근혜계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청와대 방침대로 국정에 간접 참여할 요량이었다면 당의 공식기구인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소 닭 보듯 했겠는가. 핵심 문제는 통로가 아니라 의지다. 박근혜 전 대표는, 그리고 박근혜계는 국정에 직접이든 간접이든 참여할 의지가 없다. 그렇게 해서 사서 매를 벌 생각이 없다.

자칫하다간 '특별관리'가 '특별재난'을 부를 수 있다. 성과는커녕 극심한 반발만 부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찌감치 '추대'했다. 박근혜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 '정치적 파트너'로 옹립한 바 있다. 이 발언을 기준으로 삼으면 박근혜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동급'이다. 그런 박근혜 전 대표를 다른 20명과 동렬에 놓고자 하면 박근혜 전 대표나 박근혜계가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과연 그것을 '예우'로 받아들이겠는가, 아니면 '위상 격하'로 받아들이겠는가.

설익은 감자다. 청와대의 '특별관리 방침'은 정치적 고려가 숙성되지 않은 어설픈 발상에 불과하다. 쉬 꺼낼 수 없는, 꺼내봤자 성과를 낼 수 없는 엉성한 구상이다.

그래서 되돌아본다. <동아일보>의 보도내용이 사실인지를 살핀다. <동아일보>에 '특별관리 방침'을 알려준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어느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 그리고 그의 언급이 사견인지 공식방침인지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사실' 또는 '사실무근' 논평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막간을 이용해 하나만 확인하고 넘어가자.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누구이든, 그의 발언이 사견이든 아니든 이 점만은 확인할 수 있다. 앞뒤 재지 않고 어설픈 구상을 내놓을 만큼 청와대(일각의) 기류가 다급하다는 점, 친정체제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한나라당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만은 확인할 수 있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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