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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IMF 때로"…제조업 체감경기 '최악'

업황BSI, 외환 위기 이후 최저…업황전망은 98년과 동일

기업 현장의 11월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이 바라보는 다음 달 경기전망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현장의 분위기가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은 셈이다.

26일 한국은행은 이와 같은 조사 결과가 담긴 '1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지난 13일부터 20일 사이 29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제조업 체감경기 '역대 최악'

한은의 1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이번 달 제조업 업황BSI는 전달보다 13포인트 떨어진 54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기준 기간은 다르지만,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1분기 35, 3분기 47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BSI는 지난 2003년 1월부터 분기 기준에서 월 기준으로 조사기간이 변경됐다.

업황BSI는 '이번 달 업황이 호조였다'고 응답한 업체 구성비에서 '부진했다'고 응답한 업체 구성비를 뺀 결과에 100을 더해 산출한다. 업황BSI가 100 미만이면 이번 달 업황이 전달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체 현장에서 느끼기에 월별 업황이 역대 세 번째로 나빴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모든 조사대상 기업의 체감경기가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 BSI는 전달보다 18포인트 떨어져 55에 그쳤고 중소기업 역시 63에서 53으로 미끄러졌다. 수출기업(73→56)과 내수기업(63→52)의 체감 경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조업체의 경기전망은 더 나빴다.

12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전달보다 13포인트 떨어져 52를 기록했다. 이는 98년 2분기 전망과 같은 수치로 역대 최저다. 기업이 외환위기 직후와 같은 수준으로 경기를 내다보고 있다는 의미다.

▲분기별 조사에서 월별 조사로 바뀐 지난 2003년 1월 이후 제조업 업황BSI 추이. 2003년 이후로는 역대 최악이며 외환위기 당시 분기별 조사 결과를 포함하더라도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까지 밀려났다. (자료 : 한국은행 제공) ⓒ프레시안

매출↓·재고↑…'이중고'

특히 경기가 나빠짐에 따라 매출이 줄어드는 반면 물건이 팔리지 않아 재고는 늘어나는 기업 현장의 이중고가 조사 결과 나타났다.

11월 매출BSI는 94에서 77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내수판매BSI가 88에서 72로 수직낙하했고 이에 따라 가동률BSI도 87에서 72로 떨어졌다.

다음 달 전망 역시 나빴다. 12월 매출전망BSI는 92에서 73으로 무려 19포인트가 떨어졌으며 내수판매전망BSI는 88에서 69로 급감했다.

기업 실적이 갈수록 떨어지는 반면 재고는 증가추세를 보였다. 제품재고수준BSI는 11월 실적지수와 12월 전망지수 모두 110에서 116으로 올랐다. 물건이 팔리지 않아 재고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제조업 업황도 바닥을 기는 건 마찬가지였다.

11월 비제조업 업황BSI는 64에서 60으로 떨어졌다. 12월 업황전망BSI 역시 63에서 60으로 3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11월 매출BSI는 87에서 84를 기록, '돈 벌기 어려웠다'고 답한 기업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제조업체에 비해서는 체감 수준이 그나마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경제통계국 관계자는 "통계 기준이 기존 분기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뀌어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체가 경기 수준을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하게 느끼는 이유는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고부담마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 : 한국은행 제공) ⓒ프레시안
"인력사정 이전보다 낫다" 응답비율 높아…구조조정 가능성 커지나

이번 한은 조사에서 몇몇 눈에 띄는 응답도 있었다. 채산성, 제품판매가격 등 경영사정 대부분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기업이 많았지만 인력사정은 예외였다.

조사 결과 11월 제조업 인력사정BSI는 전달 98보다 상승한 103을 기록했다. 인력사정이 '과잉'이라고 응답한 업체 구성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업체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추세는 다음달 전망에도 똑같이 반영됐다. 12월 인력사정 전망BSI는 98에서 106으로 뛰었다. 이는 다음 달 인력사정이 과잉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답한 업체수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달리 해석하면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제조업체의 경우 여전히 인력사정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업체 구성비가 많아 BSI가 96에 머물렀지만, 전달(95)보다는 소폭 사정이 나아졌다. 만약 비제조업 인력사정BSI도 100을 넘는다면 비제조업체에서도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면 인력 감축으로만 그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생산설비 역시 '과잉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체 수가 부족하다고 답한 수보다 많아 생산설비수준BSI는 전달 106에서 11월 110으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 경기위축이 진행되고 있지만 생산설비수준BSI는 꾸준히 100을 넘고 있다.

설비수준이 생산수준을 초과한다고 답한 업체 수가 많았음에도 기업체가 설비 수준에 맞춰 설비투자를 늘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제조업체 설비투자실행 전망BSI는 93에서 86으로 줄어들었다. 설비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한 업체가 더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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